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석탄 가격이 최근 70% 가까이 급등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주요 항구에 도착하는 북한의 석탄 평균 가격이 지난 8월초만 해도 톤당 59달러였으나, 최근 수주간 40달러(68%) 오른 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산 석탄의 시세가 40달러 가량 급등한 배경으로는 ▲중국이 자국 내 석탄 채굴에 제한을 두기로 한 정책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호주의 대형 석탄 광산 두 곳이 문을 닫은 데다 ▲중국내 석탄 공급이 지난 7월 홍수 피해로 차질을 빚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이러한 수급요인 변화에 기대 지난 8월에만 무려 247만 톤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수출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또 한해전에 비해 19% 증가한 것이다. 석탄 수출은 9월 들어 전달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으나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더 높았다고 WSJ은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올해 초 북한 김정은 정권이 단행한 4차 핵실험에 맞서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켰지만, 민생용 석탄 수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대북 제재로 자칫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어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유엔이 특정 국가를 제재할 때 적용해온 이른바 ‘스마트 제재’의 논리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북한과 중국 양국간 석탄 교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실행해온 대북 제재 조치의 허점(loophole)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석탄 수출을 막으려는 동인이 부족하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중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유엔에서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겨냥한 새로운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WSJ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공조는 한미 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