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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송민순이 던진 화두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20 14:07 수정 2016.10.20 14:07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요점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북한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고 답을 들어본 뒤 결정을 내렸느냐 하는 점이다.정치권의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실체적 진실이 뭔지 국민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말 북에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한건지, 기권 결정 이후 통보만 한건지, 당초에는 북한 인권결의안 찬성 쪽이었는데 다수결에 의해 바뀐건지 모든 게 미스터리다.그러다보니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북과 내통했다"는 등 과격한 용어를 동원하며 공격하고 있고, 민주당은 "금도를 벗어난 색깔공세"라고 맞받아치는 등 여야간 진실 공방을 넘어 이념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문제가 복잡하게 꼬여가고는 있지만 사실 해법은 지극히 단순하다. 당사자가 직접 당시 상황을 밝히면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 전 대표가 회고록의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틀리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 정치권이 공방을 벌일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며칠째 정국이 벌집 쑤신 듯한 상태인데도 정작 당사자인 문 전 대표는 말이 없다. 17일에도 문 전 대표는 "허구한날 종북 타령과 색깔론으로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를 비난했을 뿐, 회고록 진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앞서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도 문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토론을 모두 경청한 후 최종 결단을 내렸으며 시스템을 무시하고 사적인 채널에서 결정하는 일은 없었다"며 "이런 점을 (현 정부는) 노무현 정부에게서 배워라"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공세가 격화하자 "(북과의)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 아니냐"라고 맞받아쳤다. 어디에도 회고록 내용의 진위를 밝히는 언급은 없다.국민이 문 전 대표에게 듣고 싶은 말은 새누리당의 이념공세가 과하다는 지적이 아니고, 현 정부가 노무현 정부에게 배워야 한다는 훈수도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문 전 대표가 당시 어떤 의견을 내놓았고 어떻게 일을 처리했느냐는 실체적 진실을 들려 달라는 것이다.더구나 문 전 대표는 일개 정치인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들을 권리가 있고 문 전 대표는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이같은 안보 이슈는 시간이 지난다고 없어지는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의혹은 더 커질 수 있고, 그럴수록 문 전 대표에게는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서둘러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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