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4개 경합주에 선거운동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을 모두 휩쓴다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성추문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지지율에 심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4개 핵심 경합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유타와 애리조나 등은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오하이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전까지만 해도 오하이오 주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에 1.6% 포인트 정도 밖에 뒤지지 않았다.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점은 2012년 대선 때 비해 공화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100만 명 이상 늘었다는 사실이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상원의원 경쟁에서 민주당 테드 스트릭랜드 주지사에게 두 자리 수 지지율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의 2005년 성추행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포트먼 의원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펜실베이니아= 지난 14일 공개된 RCP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 8.4%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지난 여러 달 동안 클린턴을 앞선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펜실베이니아는 1988년 이래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몰아준 지역이다. 공화당은 매번 이 지역 공략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고 말았다. 클린턴이 필라델피아 등 도시지역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는 농촌 및 교외 지역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플로리다= 플로리다 주에서 트럼프의 승부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동향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 등에 대한 적대적 발언으로 히스패닉 전체를 본다면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영어를 구사하는 히스패닉 층에는 비교적 선전을 해왔다.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예비경선 과정에서 루비오 상원의원의 안방인 플로리다에서 그를 꺾었을 정도로 큰 지지를 얻었다. 플로리다 지역의 RCP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는 틀린턴에 3% 포인트 밀리고 있다. 트럼프는 투표성향이 높은 노년층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노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그러나 최근 RCP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에 3% 포인트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따라잡은 건 이달 초이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지난 9월 이후 엎치락뒤치락 판세를 이어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전체 유권자 660만 명 중 절반 정도가 토종 노스캐롤라이나 사람들로 클린턴 지지세가 강한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다. 또한 지난 2012년 대선 때 투표를 한 여성이 남성보다 49만 명이나 더 많았다. 클린턴에 비해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세가 약한 트럼프에게는 불리한 요인이다. 공화당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도왔던 흑인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그 때만큼 클린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