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전국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일부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청약미달·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7일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토대로 2008년 이후 매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1순위 기준·특별공급 제외)을 분석한 결과, 올해 평균 경쟁률은 13.91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11.15대 1)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시도별로는 부산이 지난해 평균인 75.65대 1보다 높은 98.67대 1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세종(36.34대 1), 서울(21.77대 1)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면서 청약 열기를 주도했다.특히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 상위 아파트 10곳 중 5곳이 부산에서 나왔다. 동래구 '명륜자이',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남구 '대연자이', 연제구 '시청역스마트W·거제센트럴자이' 등이다.올 들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부산 동래구 '명륜자이'로 평균 523.56대 1을 기록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가 450.42대 1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올 청약경쟁률(21.77대 1)이 지난해 11.42대 1 보다 2배 가량 높아졌다. 경기 역시 지난해 4.42대 1에서 올해 7.94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최근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가 306.6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지난 8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스'(100.62대 1)를 앞지르며 수도권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올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은 평균 22.22대1의 높은 청약률로 1순위 마감했다. 1621가구 분양에 3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 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올 연말까지 청약 인기가 높은 재건축, 재개발 분양물량이 다수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반면 부산과 세종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도시에선 청약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지는 추세다. 대구(31.59대 1)와 광주(18.90대 1)는 청약률이 전국 평균 보다 높았지만 1년 전 청약률이 각각 84.14대 1, 38.05대 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뚜렷했다. 울산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청약경쟁률이 지난해 44.81대 1에서 올해 3.39대 1로 급락했다. 특히 올해 분양단지 중 청약자가 없는 단지 12곳 중 11곳이 지방에서 나올 정도로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여주 '여주우찬셀레스' ▲강원 동해시 '현대썬앤빌동해파크빌' 횡성군 '둔내가온하이츠'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우진행복'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더플레이스' 영광군 '영광동우아스트로' 진도군 '진도청림모드니애' ▲전라북도 고창군 '석정파크비' 완주군 '고산더리치' ▲충청남도 논산시 '논산연무골든팰리스2차' ▲충청북도 제천시 '제천코아루드림' 보은군 '보은이평리두진하트리움' 등이다.미분양 단지가 속출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올 들어 최다인 6만3127가구를 기록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 1월 1만422가구에서 1만1527가구로 늘었다. 대부분의 미분양 물량은 지방에서 쌓였다. 올 1월 3만1557가구에서 지난 7월 4만1734가구로 1만가구 넘게 늘었다. 6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에서는 미분양이 3만6247가구로 집계됐다.이에 반해 서울 및 수도권은 미분양 물량이 오히려 감소했다.특히 강남발 재건축 활황으로 매매가가 크게 상승하고 분양시장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은 미분양 물량이 올 1월 868가구에서 지난 7월 426가구로 50.92% 감소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미분양도 올 1월 2만9180가구에서 지난 7월 2만1393가구로 26.68%(7787가구) 감소했다. 경기는 7033가구(2만4276→1만7243가구), 인천은 312가구(4036→3724가구)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그 중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울 및 수도권으로 수요가 집중돼 이들 지역에서는 미분양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내년까지는 지방 미분양은 증가하고 수도권은 감소하는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며 "전국 미분양 수치도 지방 미분양 증가 여파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분위기에 편승해 청약에 나서기 보다는 입지에 따른 수급 상황과 분양가 적정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