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경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조원이 넘는 생산 차질을 빚은 파업 사태를 종지부 찍었지만 실적 하락, 품질 논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교섭 시작 5개월여 만에 마무리 지었다.현대차 노사가 12일 도출한 3차 잠정합의안이 14일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63.31%의 찬성으로 최종 타결됐다. 노사는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 손배·가압류 13건 취하 등에 합의하며 5개월 넘게 장기화된 교섭을 끝내게 됐다. 그러나 현대차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재한 탓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경영 실적 하락, 품질 논란 등 잇따른 악재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올해 연 판매량 목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347만9326대를 기록하며 연 501만대 판매 달성이 힘겨운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를 합산한 글로벌 판매량도 562만1910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해 18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품질 논란도 큰 숙제로 남겨졌다. 지난해 6월 생산한 싼타페에서 에어백 결함이 발견됐는데, 현대차가 이를 알고도 숨기려 했다며 국토부가 현대차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미국에서는 세타II 엔진에 대해 리콜 사태가 빚어졌고 소음 발생, 시동꺼짐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이 발생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신이 커지자 국토부가 진위를 가리기 위한 세타II 엔진 조사에 나선 상태다.현대차는 파업 사태라는 급한 불을 끈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시 안정적으로 국내 공장 생산분을 확보하게 된 만큼 판매량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싼과 아반떼, 액센트 등 해외 인기 차종의 수출 물량을 해소해 글로벌 판매를 끌어올리고, 내수에서는 파업으로 11월 출시에 차질을 우려했던 '신형 그랜저'를 기존대로 내놓도록 총력을 다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복안이다.품질 논란에 대해서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세타2 엔진 보증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특정 생산공장의 문제로 국내 판매 차량은 문제가 없지만, 고객 신뢰 제고 차원에서 판단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타2 엔진 결함은 미국 공장 문제이지만 서비스 제고 및 고객 불안 해소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보증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여 "생산품질부터 사후 관리까지 철저한 품질 확보에 만전을 더욱 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