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서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의 공격으로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데 대해 11일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오전 10시53분께 청사에 도착한 추 대사는 오전 11시38분께까지 45분가량 머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그는 김 차관보를 만난 뒤 별다른 말 없이 청사를 떠났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김 차관보는 이번 사건이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이 우리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안으로써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직접적, 조직적 도발이라는 점에서 엄중한 사안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차관보는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감안해 중국 정부가 가해 선박 및 관계자에 대한 수사·검거·처벌 등 관련 조치를 조속히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에 대해 추 대사는 중국 정부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고 책임있게 임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차관보는 중국 정부가 어민에 대한 철저한 지도 및 계도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향후 우리 측 수역에서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도발이 있을 경우 강력한 단속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9일에도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당시 중국 측은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어선에 대한 지도와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양국 관계, 지역적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길 바란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 수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민의 우리 공권력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모든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중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실효적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관련(수사·처벌) 진전사항을 지켜보면서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있다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계속 예의주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