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감산 지지 발언에 국제 유가가 50달러 선을 다시 돌파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다음달 인도되는 원유가 배럴당 3.1%(1.54달러) 상승한 51.3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브렌트유도 유럽거래소(ICE)에서 2.3%(1.21달러)오른 53.1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서부 텍사스유도 지난 6월(51.60달러) 이후 가장 높은 51.60달러로 올랐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발언의 영향이 컸다. 그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3차 세계에너지총회(WBC) 연설에서 “우리는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근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유 감산이나 동결이 에너지 부문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가 OPEC의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는 뚜렷한 신호로 해석됐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리포오일어소시에트의 앤디 리포 대표는 “시장은 러시아가 OPEC 합의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수주간 언론이 쏟아내는 헤드라인에 시장이 반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PEC의 감산을 주도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부 장관도 이날 같은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 발언에 앞서 연내 유가 60달러가 "불가능하지 않다(not unthinkable)"고 내다봤다. 그는 또 OPEC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도 공급 물량 과잉을 줄이기 위해 기꺼이 감산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WSJ은 원유 감산에 여전히 회의적인 시장 일각의 '기류'를 전했다. '말보다는 행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마크 웨고너 엑셀퓨처스 회장은 “원유는 여전히 공급 과잉 상태”라며 “모든 사람들이 가격이 오르기를 원하고, 말로써 가격 인상을 유도하려고 하지만, 누구도 실제로 감산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FT도 원유 감산 합의물량을 OPEC이 회원국들 사이에 어떤 식으로 배분할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원유 생산 물량을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이라크 또한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산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