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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국유림 훼손 주민제보로 알다니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0.10 13:32 수정 2016.10.10 13:32

국유림(國有林)은 산림청이 관할한다. 산림자원 생산을 위한 산림경영, 국토보전, 학술연구, 임업기술 개발, 사적, 성지 등의 기념물과 유형문화재의 보호 등 공익을 위한 산림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숲과 더불어 행복한 녹색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숲을 활력 넘치는 일터, 쉼터, 삶터로 만든다. 때문에 국가기관인 산림청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보다 높이기 위해, 산림훼손을 사전에 방지할 책임을 국민들에게 지고 있다. 이 같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세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 영양풍력단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업자가 허가된 면적을 초과한 사실도 모르고 있다는 것은 자기의 책무를 내팽개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영양은 타 지역에 비해 산지가 많다. 일정한 양의 편서풍이 부는 지리적 특성을 갖춰, 국내 육상풍력발전의 최적지이다. 이럴수록 산림청은 더욱 산림보존에 온 행정력을 다해야 마땅한 법이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영양읍 양구리 산 43-2번지 일원의 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의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공사과정에서 국유림 일부를 무단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국유림의 무단훼손은 물의가 아니다. 엄연히 불법이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당국이 모르고 있었다면, 이도 늑장행정이란 비난의 대상이다. 지난 4일 본지에 제보한 주민 A씨는 6일 민간 전문 측량사무실에 의뢰해 현장을 측정한 결과, 최소 3곳에서 국유림을 무단 훼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기관이 현장 확인 결과 불법공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유림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보자가 당국의 책무와 불법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다 말하고 있다. 그동안 산림청은 불법을 몰랐다는 것과 진배가 없는 측면도 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뒤늦게 현장 확인에 나선 영덕국유림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문제의 장소에서 국유림 훼손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 확인 측량을 실시한 결과 국유림을 일부 훼손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보자 주장의 현장목격이다. 이 관계자는 이 현장의 경우 공사현장 진입로와 맞물려 있는 상황으로 산지전용허가는 득했으나, 0.1㏊ 정도 일부 국유림 훼손이 있어 국유재산법의 저촉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위법의 경우 그에 따른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핏 듣기엔 엄중한 잣대로 처벌을 말고는 있으나, 공사현장과 진입로와 맞물려 있다는 대목에선 어쩔 수가 없었다는 것으로 불법업자를 해명․두둔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국유림을 무단 훼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 4일 이 공사현장을 산지전용 변경사용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에서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의혹에선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신청한 다음엔 응당 당국의 허가가 있을 때에 공사를 착수해야한다. ‘미허가·공사착수’는 불법 덩어리이다. 또 당국이 공사신청 접수를 받은 다음에, 현장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산림청은 당장 불법행위를 중지시킨 다음에 불법 행위자에 대해 적법하게 처벌해야 한다. 산림청도 불법행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자유로울 수가 없다면, 이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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