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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임기초 국회의원들 행태 정말 ‘부끄럽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0.10 13:30 수정 2016.10.10 13:30

지난 임기 말 정기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차기 선거를 대비 실적 쌓기 뻥튀기 엉터리 법안제출사태 등의 보도를 접하면서 애들이 볼까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국가는 지도자들이 이끄는 것이다. 출중한 지도자가 있었던 시절에는 항시 자랑스러운 영광이 많았다. 언제든 지도자는 훈련되고 길러져야 한다. 흔히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공평하고 좋은 세상인 것으로 오인한다. 문제는 그 ‘용’이 어디서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공부했고 훈련받았으며, 어떤 자기관리의 과정을 거쳐 ‘용’이 됐고 지도자가 됐느냐에 있다. 요즘 청문회 등을 통해 들춰진 지도층 인사들의 문제를 접하다보면 우리는 심각한 인물난(人物難)을 절감하게 된다. 나랏일을 맡을 주요 공직자들의 선정에 있어 적임자는 없고 차선책으로 대충 채워지다 보니 고위공직자(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고 현 지도층에 대해서도 감흥을 느끼지 못할 때가 너무도 많다. 이런 현상은 결국 ‘지도자’의 평가절하와 함께 나라를 위기까지 몰아간다. 대선을 앞두고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부쩍 말들이 많아졌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는 말들이 우스갯소리로 오가곤 한다. 이 말들은 얼핏 평등한 사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지난 세월 우리는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많은 것을 묵인하며 중요한 것들을 건너뛰며 달려왔다. 독립과 건국의 와중에선 독립투사들을 산업화의 길목에선 효능적인 권위주의자들을 그리고 민주화의 터를 닦을 때는 민주인사들을 ‘지도자’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불가피했지만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우리는 속도보다 내실을 기하며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출중한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갑작스럽게 나타나 권력을 장악하는 이변이나 무엇에 대한 반사적 효과로 득을 보아 지도자가 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이제 부터는 어렸을 때부터 공인(公人)으로서의 자질을 몸에 익히는 훈련을 쌓아온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이미 여러 차례 청문회 등에서 나타난 사례들을 요약해 보면 자신들이 오늘날 공직을 맡을 훈련을 소홀히 했음을 알 수 있다. 지도자로 입신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찌감치 병역기피나 위장전입, 재산 불리기나 탈세 등의 부당한 문제들을 피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제 공직자의 삶, 지도층의 길이 단순히 학업 성적이 좋다고 선택되는 것이 아니며, 기회주의, 한탕주의, 재산 불리기 등 불법 부당한 것과는 멀리해 왔어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곧 지도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고 훈련이고 관리(管理)이고 준비다. 그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자세이고 그것이 공직자의 바른 정신이다. 솔직히 말해 과거 우리가 부정선거, 쿠테타 등 정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권력에 접근하는 사태에 익숙하게 살아오다 보니 그런 몸가짐, 가족의 처신 등을 부당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에 비열하게 접근하고 실력자에게 아부하면서 쉽게 지도층의 대열에 오를 수 있었기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을 훈련시키는 일에 소홀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오늘날 국회가 하고 있는 청문의 항목, 특히 근자에 청와대가 내놓은 200여 항목의 질문서를 보면 지금의 여야 지도층 중에서 그것을 무난히 통과할 공직자 또는 공직 지망자가 몇이나 있겠느냐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냉소적 인식이다.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단순히 공정-공평 사회의 필요충분조건인양 말하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패자부활전’은 적어도 공직사회나 지도층 사회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자녀들을 군대에 보내고 대학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노력의 근저에는 저들이 세상에 나아가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도록 기본소양 자질을 기르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거기에도 지도자 교육이 한몫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지도자의 최고봉인 ‘대통령’은 훈련받고 준비된 사람만이 맡아야 한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용인될 수 있지만 지도자의 위치에서는 한 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엄격함이 지도자의 덕목이고 책무여야 한다. 그것은 ‘개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용이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과 자기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모름지기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단체장이든 그 직을 수행하고자 하는 지도자는 그 직에 합당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언제든 어디서든 튼튼한 내공을 쌓아야 한다. 요즘의 임기초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더욱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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