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메달 획득을 일궈낸 주역들이 이란 원정 첫 승리를 향한 첨병에 선다.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라랏 아메리안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이란 입성 이후 첫 번째 훈련을 마쳤다.여느때처럼 화기애애했던 대표팀 훈련 가운데서 특히나 반가운 조합을 찾을 수 있었다.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최초로 4강에 진출,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이란 원정에 오른 23명의 대표팀 선수 가운데 런던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는 모두 8명에 달한다.사실 런던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처음부터 슈틸리케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다.2014년 10월 출범한 슈틸리케호 초기에는 기성용(27·스완지 시티),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25·레퀴야) 정도 만이 꾸준히 부름을 받았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합류하는 선수들이 늘었다.중앙 미드필더 정우영(27·충칭 리판)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뒤 슈틸리케호의 중원을 꿰찼다. 간간히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으나 지분이 낮았던 수비수 김기희(27·상하이 선화)도 지난해 말부터 출전 시간이 늘었다.지난달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2차전에서는 측면 수비수 오재석(26·감바 오사카)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늘 물음표를 달고다니던 공격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도 과거의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부활을 알렸다.이달 카타르·이란과의 최종예선 3·4차전을 앞두고는 김보경(27·전북)이 1년6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점차 지분을 늘린 런던 세대들은 어느새 대표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팀에서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슈틸리케호의 중원은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을 빼고 논하기 어렵다. 지동원은 최종예선 들어 가장 컨디션이 좋은 공격수로 꼽힌다. 김기희와 오재석 역시 수비진에서의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무엇보다 4년 전 소년티가 가시지 않았던 이들이 지금은 어엿한 중고참이 돼 손흥민(24·토트넘)과 이재성(23·전북) 등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2012년 불가능에 가까웠던 대업을 이룬 이들은 오는 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또하나의 난제에 도전한다. 이란 원정 첫승이다.한국 축구는 역대 6번의 이란 원정에서 2무4패를 기록,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손을 맞잡은 런던 세대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