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역대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웠다.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정진호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92승째(48패1무)를 수확한 두산은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다시 쓰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종전 기록은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기록한 91승(40패2무)이었다.시즌 개막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개막 후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1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개막 이후 정확히 두 달이 된 시점인 5월31일 35승1무13패로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2위 NC가 15연승을 달렸지만, 두산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지는 못했다. 두산이 전반기를 마칠 때 성적은 55승1무27패. 47승2무28패를 기록한 NC와는 4.5경기 차였다. 물론 고비는 있었다. 두산은 후반기가 시작된 후 불펜이 흔들리면서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셋업맨 정재훈이 오른 팔뚝에 타구를 맞는 부상을 당하고, 마무리 이현승의 부상과 부진이 겹친 탓이다. 두산은 8월 초 두 차례나 NC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대체 요원인 윤명준과 김성배가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고, 타선이 힘을 내면서 불펜의 짐을 덜었다. 전열을 다듬은 두산은 곧바로 1위 자리를 탈환한 동시에 9연승을 거두면서 승수 쌓기에 나섰다.두산은 지난 22일 90승1무46패를 기록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이후 2승을 추가해 역사까지 새로썼다.두산이 거침없이 승수를 쌓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와 타선의 완벽한 조화에 있었다.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으로 이뤄진 선발진은 '판타스틱4'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막강한 모습을 자랑했고, 정재훈과 이현승이 버틴 불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타선은 쉬어갈 곳이 없었다.박건우는 장타력을 겸비한 리드오프로서 기량이 만개했고, 김재환과 오재일은 거포로서 잠재력을 한껏 뽐냈다.시즌 초반 속을 썩였던 닉 에반스는 2군에 한 차례 다녀온 뒤로는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도 잦은 부상 속에서 타선에 힘을 보탰다. 김재호, 허경민 등이 포진한 하위타선도 상대에게는 쉬어갈 수 없었다.두산은 팀 평균자책점에서 4.48로 1위를 달리고 있다.투수 개인 기록을 살펴보면 '두산 천하'다. 무려 69승을 합작한 니퍼트와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이 다승 1~3위를 독식하고 있다. 21승(3패)을 기록한 니퍼트가 1위, 18승(7패)을 거둔 보우덴이 2위다. 유희관과 장원준은 나란히 15승6패를 기록해 공동 3위다.'판타스틱4'의 활약을 앞세운 두산은 한 시즌 최다 선발승 기록(종전 74승)을 넘어서 75승을 기록했고, KBO리그 최초로 15승 투수 4명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2.99를 기록 중인 니퍼트가 1위, 3.32를 기록한 장원준이 2위다. 보우덴도 3.86으로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유희관은 4.42로 11위다.정재훈은 8월3일 부상을 당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23홀드(1승5패2세이브)를 수확해 홀드 부문 2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현승은 25세이브(1승4패1홀드)를 거둬 세이브 부문 3위에 올라있다.타자 개인기록 주요 지표의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은 김재환(홈런 3위·타점 5위) 외에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두산의 팀 타격 기록을 살펴보면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 0.297을 기록해 선두를 달리고 있고, 홈런 부문에서도 181개로 1위다. 장타율도 0.472로 1위고, 출루율도 0.377로 순위표 가장 윗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팀 득점 924득점을 기록한 두산은 지난해 넥센이 작성한 한 시즌 한 팀 최다 득점 기록(904득점)을 훌쩍 넘어섰다. 또 867개의 팀 타점을 기록해 역시 지난해 넥센이 세운 한 시즌 한 팀 최다 타점 기록(855개)도 갈아치웠다.팀 득점과 타점에서는 두산이 독보적인 1위다. 팀 득점에서는 2위 NC(839득점)과 85점 차이고, 타점 부문에서도 2위 NC(791타점)과 76개 차이다.완벽한 투타 조화 속에 역대급 기록까지 써낸 두산의 2016시즌은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두산이 적어도 4~5년간 왕조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