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의 8부 능선을 넘은 전북 현대가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상벌위의 타깃은 전북이다. 전북 전 스카우트인 A씨는 지난 2013년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심판 두 명에게 금품을 제공해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상벌위는 법원에서의 1심 결과를 토대로 전북의 징계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프로축구연맹 상벌규정에 따르면 '심판 매수 등 불공정 심판 유도행위 및 향응 제공'의 경우 ▲제명 ▲하부리그 강등 ▲1년 이내의 자격정지 ▲10점 이상 승점 감점 ▲1억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경고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연맹은 지난해 비슷한 사례로 물의를 일으킨 K리그 챌린지팀 경남FC에 벌금 7000만원과 함께 승점 10점 삭감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비춰볼 때 전북이 10점 이상의 승점을 빼앗기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아가 경남과 달리 밑으로 떨어질 곳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부리그 강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2경기에서 18승14무(승점 68)를 챙겨 압도적인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2위 FC서울(승점 54)과의 승점차는 무려 14점이나 된다.경남과 같은 10점이 깎이면 전북과 서울의 격차는 4점으로 줄어든다. 15점 이상 승점이 삭감된다면 선두가 뒤바뀐다. 삭감의 폭과 함께 징계를 언제부터 적용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경남의 경우 리그가 다 끝난 지난해 12월 상벌위가 열린 탓에 2016시즌부터 징계가 발효됐다. 하지만 전북이 심판대에 오른 현재는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이다. 즉시 승점을 깎았던 전례가 없지만 차기 시즌으로 미룰 명분 또한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징계가 벌금 혹은 경고에 그쳐 승점이 유지된다면 전북은 이르면 이번 주말 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전북이 다음 달 2일 상주 상무를 꺾고 서울이 광주FC에 비기거나 패하면 트로피의 주인공은 전북이 된다.물론 이 경우 연맹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