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국감 파행과 미르의혹 등 최근의 정국 상황에 대해 "군주가 어리석고 용렬해서 나라의 도가 안 선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 비난했다.추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당대표 초청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총선 전부터 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이 일어나고 최근엔 비선(의혹이 제기됐다)"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미르의혹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현 정권을 맹비난하는가 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여전히 민주당 당론이 정해지지 않고 있는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선 반대 의사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혼용무도 극에 달해…與 국감 보이콧은 시간벌기"= 추 대표는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국감이 파행되는 상황에 대해 "국감 파행 책임은 총선 전부터 집권당에 있었다"며 "지식인을 대표하는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으라니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로 인해 세상이 어지럽고 무도하다)를 뽑았다"고 강조했다.그는 "진실이 청와대 담장을 못 넘어간다. 혼용무도가 극에 달한 게 아니냐"라며 "국회가 국민이 궁금해 하는 권력농단, 부패에 대해 국감으로 밝히는 게 아니냐. (파행이) 정쟁으로 폄훼된 것은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추 대표는 또 "번지수 틀리게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고유 권한인 국무위원 해임건의 건을 가지고 국회의장을 상대로 뭔지 잘 모르겠다"고 새누리당의 정세균 의장 사퇴 요구를 맹비난했다.그는 이어 "(새누리당의 보이콧은) 좌충우돌식인데 그 의도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한 시간 때우기, 시간 벌기"라고 주장했다.그는 "대통령이 기업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하는데 대통령의 비선 실세는 전경련을 움직여서 거액을 모금했다"며 "용처도 불분명하고 국민들이 의심을 갖지 않겠나"라고 질타했다.이어 "대통령의 주변은 썩어들어 간다. 권력형 부정부패, 국정 농단이 이뤄지고 천문학적 규모의 의혹이 있는데 유언비어라고 묵살하면 비민주주의"라며 "전두환 5공 때처럼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을 폭압적으로 다루는 것만이 아니라 권력 담당자가 국민의 한숨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도 민주주의 위기이자 파괴"라고 힐난했다.◇"이정현과 통화 공개, '언플' 아니다"= 한편 그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과의 통화를 거론하며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언론플레이를 할 맘이 없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서운하다"고 반박했다.추 대표는 "제가 비서실장을 통해 먼저 전화를 하고 싶으니 받으시겠느냐고 노크를 했다. 그게 예의"라며 "언론플레이를 하려면 '안 받는다. 불통이다'라고 하면 되는데 비서실장을 통해 예의를 갖춰 전화를 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그런데 이 대표가 어제(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마치고 전화를 줬다"며 "속으로 저를 믿지 않는다면 비서실장을 통해 전화가 안 된다고 하면 될 텐데 구태여 전화를 주셔서 풀 수 있겠다고 생각해 건강을 여쭸다"고 부연했다.그는 "(통화시간이) 20초냐 3분이냐가 핵심이 아니고 이 대표가 전화를 줬다(는 게 핵심)"며 "풀 마음이 있다고 느꼈다"고 재차 주장했다.추 대표는 "어떻게 보도가 나갔는지는 비서실장을 경유하고 해서(잘 모른다)"라며 "대한민국에 비밀이 별로 없더라. 제 전화도 마음대로 못 쓴다"고 토로했다.◇"반기문 대선 출마, 국가 품격 떨어뜨려"- 추 대표는 또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그는 "유엔 총회 설립 당시 만들어진 결의안에는 사무총장이 각국 정부의 비밀상담의 역할을 해서 퇴임 직후 어떤 자리도 제안받지 않아야 한다고 돼 있다. 총장이 그런 자리를 받으면 안된다고 못박았다"며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여놓았는데 어떤 정부의 자리도 (총장 임기) 직후에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이어 "1년 후는 괜찮지 않느냐고, 정치판을 기웃거리겠다고 한다면 정말 박근혜 정권이 대선후보 자리를 제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이) 그런 자리를 제안해도 안 되고, (반 총장이) 받아서도 안 된다"며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이 분이 출마를 안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반 총장의 대선불출마를 압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정치무대에 안올라 신비감이 있지만, 검증에 들어가면 여러 문제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검증' 공세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제일 싫어하는 말은 '제3지대', 통합 노력할 것"= 한편 추 대표는 국민의당 등과의 야권통합 문제와 관련, "대선 3자구도에서 이기겠다고 절대 말한 적 없고, 1대 1 구도를 위한 통합 노력을 한다는 것"이라며 "바구니 리더십으로 계란을 차곡차곡 담듯이 떠나간 지지층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하라는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치무대에 서는 분들은 대권에 대한 야심이 대단해서 (통합을 위해) 아무리 모시려 해도 안 될 수도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 될 수 있다"고 야권통합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추 대표는 또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제3지대라는 말"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생을 건 정치를 했다. 사람들이 현재 내 신념을 모른다 해도 옳다고 생각하면 꾸준히 해야 하는 거지, 감나무 밑에서 감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공학적인 것은 싫다"고 안철수 전 대표 등 국민의당을 우회적으로 힐난했다. ◇"사드 반대, 내 소신 안 변했다"= 추 대표는 또 아직 민주당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은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 "사드 문제는 대통령이 터널 시야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저는 중국의 반발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제 소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그는 "정부도 사드로 북핵을 막는다는 잘못된 믿음을 국민에게 줘서는 안 된다"며 "세계적으로 핵을 군사적으로 푼 나라가 있나. 다 공멸할 우려가 있어 군사적으로 풀지 못 한다"고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정부의 강풍정책, 오바마의 전략적 무시 인내, 외교적 무능이 북핵 위협을 키웠다"며 "사드 배치보다 시급한 문제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최우선으로 (풀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군사적으로는 KAMD를 조속히 강화해서 실전배치 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전작권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미국에 의존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 뒤, "남북관계가 끊어지며 북핵능력이 어디까지 갔는지 정보가 없다. (핵 능력이) 진화하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