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외곽의 한 스트립몰에서 30대 흑인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다시 발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카혼 경찰당국의 제프 데이비스 국장은 27일(현지시간)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안전 관련 지시를 무시한 30대 흑인 남성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오클라호마주 털사 시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시 에서 잇달아 흑인 남성들이 경찰에 사살되며 공권력 남용 논란이 거세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다시 터져나왔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고가 발발한 곳은 샌디에이고 북동쪽에 위치한 엘카혼시의 한 스트립몰(상점과 식당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곳)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여성은 “오빠가 평소 같지 않다. 차량들 사이를 걸어 다니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흑인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다가오자 주머니에서 물건을 빼들어 겨누는 자세를 취했다. 위협을 느낀 경찰관 1명이 스턴건(전기충격기)을 발사했지만 이 흑인 남성을 제압하는 데 실패하자 또 다른 경찰관이 여러 차례에 걸쳐 총격을 가했다. 이들은 이 흑인 남성이 손을 머리위로 올리라는 경고를 수차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스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남성이 뽑아든 물건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가 현장에 모여드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들 중 일부는 이 흑인 남성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등 저항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경찰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스트립몰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빅터 하우어는 이 흑인 남성이 불안해 보이긴 했으나, 결코 공격적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러한 주장을 반박한 뒤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자료를 제출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가 찍은 이 자료는 이 흑인 남성이 접근하는 경관 2명에게 총을 겨누는 듯한 장면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맞선 가운데 데이비스 국장은 엘카혼 지역 사회를 상대로 평상심을 회복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수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며 “수사는 한 점 의혹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시에서도 지난 16일 흑인 남성 테렌스 크러쳐(40)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관 2명이 자신들에게 다가서는 크러쳐를 상대로 손을 머리위에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지시를 따르지 않자 방아쇠를 당겼다. 또 지난 20일 샬럿에서도 흑인 남성인 키이스 라몬트 스콧(43)이 경찰에 사살되며 항위시위가 벌어졌다. 엘카혼=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