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과 경영성과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국회 정무의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승계규정 현황 분석'을 통해 CEO연임과 경영성과 간의 상관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27일 주장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금융회사 CEO 119명의 경영성과와 연임 여부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CEO 교체 여부와 경영성과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CEO의 경영 성과가 낮아도 연임하거나 경영 성과가 높아도 교체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분석 결과 경영성과가 낮음에도 CEO 연임이 결정된 주요 사례로 ▲롯데손해보험 김현수 ▲현대증권 윤경은 ▲아주캐피탈 이윤종 등이 거론됐다. 이들은 모두 지배주주에 발탁돼 그룹 내 요직을 거친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반면 전임 CEO의 경영성과가 전체 평균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CEO 교체를 결정한 대표 금융사는 ▲NH-CA자산운용 ▲산은캐피탈 ▲삼성자산운용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금융회사 CEO 연임에서 경영성과를 무시한 연임이 나오는 이유는 금융회사 내 CEO 연임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CEO 승계가 지배주주나 낙하산에 의존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채 의원은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CEO의 경우 교체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반대로 성과가 좋은 CEO는 연임을 보장하여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금융회사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나, 확인 결과 현 CEO에 대한 연임규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114개 금융회사 중 산업은행 등 4개 특수은행을 제외한 110개 회사의 CEO 경영승계규정 유무를 살펴본 결과, 79개 회사가 승계규정을 제정한 반면 KB금융그룹 등 31개 회사는 승계규정을 제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승계규정을 제정한 79개 금융사들 중 현 CEO 연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회사는 현대증권 등 5개사에 불과하고, 이 경우에도 CEO 후보군과 관련된 최소근거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CEO 후보군 관리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114개 금융회사 가운데 승계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4개 특수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을 제외한 109개 회사 중에서 CEO 후보군 현황을 공시한 회사는 총 30개 사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내부 인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보증권의 경우 '후보군에 대하여는 회사 정책상 대외비로 분류되는 바 미공개'라고 기재하는 등 모범규준을 위배하고 있었다. 채 의원은 "특정 금융회사 CEO의 선임과 임기가 정치권이나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좌우되는 고질적인 낙하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CEO 자격요건과 연임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상시 후보군 관리제도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그는 "급작스럽게 후보를 밀어 넣는 낙하산을 막기 위해서는 승계절차 개시와 동시에 후보군을 폐쇄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