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TV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구체적 정책’ 제시에 주력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세부 사항 보다는 ‘비전’ 제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 측은 선거캠페인 공식사이트인 ‘힐러리 클린턴 2016:미국을 위한 힐러리’ 에 핵심 이슈 39개를 열거해놓고 있다. 여기에는 일자리 창출, 경제, 메디케어, 사회 안정, 사법개혁 등 다양한 이슈들이 총망라돼있다.클린턴 팀은 토론회를 앞두고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선거우동 본부에서 십여명의 정책 보좌관 및 약 30개의 이슈별 그룹들과 함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살려 각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토론회에서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클린턴은 주말 동안 오랜 측근인 필립 레인스를 트럼프 대역 삼아 가상토론을 진행했다고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이 전했다. 후마 애버딘, 존 포데스타 등 핵심 참모들이 총 출동해 그를 지원 중이다.또 클린턴은 뉴욕의 한 호텔에 틀어박혀 트럼프의 공약은 물론 성격에 관해 정리한 자료를 섭렵하고 있다.반면 트럼프 측이 선거캠페인 공식사이트인 ‘도널드트럼프닷컴’에 올려놓은 이슈는 무역정책, 기성체제 개혁, 마약, 불법 이민 등 18개에 불과하다.클린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어떤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비전을 역설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참모들은 사무실에 틀어박혀 하루종인 정책에 관해서만 쓰는데 실제로 실현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종이 낭비일 뿐이다”라며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 대중들은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잘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일갈한 바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클린턴과 달리 TV 토론을 앞두고 가상토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이같은 전략 차이는 두 후보의 개인적 스타일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화당 후보에 비해 디테일한 정책에 더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고 NBC 뉴스는 지적했다.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이 연방정부의 역할 또는 개입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정책에 주력하는 클린턴과 비전에 주력하는 트럼프, 둘 중 어느 쪽이 대선승리에 더 유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비전’ 쪽이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NBC 뉴스 분석에 따르면,대다수의 유권자는 디테일한 정책보다는 보수주의 또는 자유주의 등 보다 포괄적인 사안을 근거로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경향을 나타내왔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데에 시대적 변화라는 거대한 비전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