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곳 중 1곳은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취업난 속에 '채용절벽'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2016년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210개사 중 48.6%는 올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한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은 40%, '증가'하는 기업은 11.4%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전년 대비 신규 채용 규모가 감소한다고 답한 비중은 12.8%포인트 늘어난 반면, 증가한다고 답한 비중은 8.2%포인트 줄었다.기업 규모로 보면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보다 301~500위 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유지하는 비중이 높았다.300대 기업의 경우 지난해보다 '감소'(48.1%) 또는 '비슷'(37.4%)한다고 답한 기업이 85.5%로 나타났고, '증가'한다는 기업은 14.5%를 차지했다.301~500위 기업은 '감소'(49.4%) 또는 '비슷'(44.3%)하다고 답한 기업이 90%를 넘어섰다. '증가'한다고 답한 기업은 6.3%로 조사됐다. 신규 채용을 축소하는 기업의 절반 이상(52%)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회사의 내부 상황이 어려워 신규채용 여력이 감소(32.4%) ▲정년연장으로 퇴직자가 줄어 T/O가 부족해서(9.8%) 등도 채용 규모가 줄어든 이유로 꼽혔다.신규 채용을 늘리는 이유로는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인재확보 차원에서(62.5%)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이어서(29.2%) 등 순으로 나타났다.올해 대졸 신입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기업은 45.2%, 지난해보다 줄어든다고 답한 기업은 44.3%로 나타났다. 증가한다고 답한 기업은 10.5%로 나타났다.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중 이공계 졸업생 비중은 48.7%로 지난해 동기(58.6%) 대비 10%포인트가량 줄었다. 또 상반기에 대졸 최종 합격자가 입사를 거절 및 포기한 경우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61.9%로 조사됐다.◇임금피크제 80% 이상이 도입했거나 추진 중=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62.9%의 기업이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다. '도입할 계획이 있다'는 기업은 21%, '도입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6.1%로 나타났다.임금피크제 도입 계획이 없는 기업 중 32.4%가 '노조와의 합의가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고, '임금체계 개편 등으로 임금피크제가 불필요'(26.5%), '직무 전환 등 인사관리의 어려움'(17.6%), '장년 근로자의 조기퇴직을 방지하기 위해서'(5.9%) 등도 이유로 꼽혔다.임금피크제 도입 기업들의 임금피크제 적용 시작 나이는 평균 56.7세로 조사됐다.정부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상생고용지원금 제도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6.2%에 불과했다.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85.2%, '없으나 신청 절차 중에 있다'는 기업은 6.2%였다.상생고용지원금은 임금체계 개편,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청년 신규 채용을 늘린 기업에 2년간 직원 1인당 연간 1080만원(대기업은 54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자격 요건·관리 절차가 복잡해 신청 포기'(31.3%), '임금피크제 도입 또는 임금체계 개편을 하지 못해서'(27.4%), '지원금이 적어 신규채용을 늘리기 어려워서'(15.6%) 등이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유로 꼽혔다.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올해 국내외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취업 시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년을 연장한 기업은 임금피크제 도입 또는 임금체계 개편을 의무화하고, 정부는 상생고용지원금 같은 청년고용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청년일자리를 늘리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