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SK 와이번스의 '거포' 최승준(28)이다.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 트윈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포수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최승준의 활약은 2006년 입단 이후 가장 화려하다.최승준은 2006년 2차 7라운드(전체 51순위)에서 LG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거포 유망주로서 기대를 받는 선수였지만, 좀처럼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LG 입단 이후 10년 동안 최승준이 출전한 1군 경기의 수는 고작 36경기에 불과했다.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고향팀으로 오게 된 최승준은 거짓말처럼 변신했다. 올 시즌 55경기에서 타율 0.306(147타수 45안타) 17홈런 37타점을 활약 중이다.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올 시즌 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부침이 심했다. 개막 직후 2군에 내려가기도 했고, 4, 5월 월간 타율이 각각 0.278, 0.231에 그쳤다. 홈런 4방에 타점도 10개 뿐이었다.그러나 역전 만루포를 때린 5월18일 문학 롯데전을 기점으로 최승준은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최승준은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1홈런 24타점을 몰아치며 SK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6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차지였다. 생애 첫 월간 MVP다.최승준은 "두산의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노히트노런을 달성해 월간 MVP는 보우덴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팀 동료인 (윤)희상 형과 (이)재원이도 워낙 잘하지 않았나"라며 "막상 받게 됐다고 했을 때에는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정경배 타격코치의 조언도 최승준의 변화에 한 몫 했다.최승준은 예전에 방망이를 세게 잡고 타격을 했다.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방망이를 덜 세게 잡고 가볍게 친다.예전에 파워포지션에 두고 있다가 배트를 휘둘렀다면, 올 시즌에는 배트를 앞에 두고 있다가 투수가 던질 때 타이밍에 맞춰 테이크백을 해 파워포지션을 만들고 배트를 휘두른다.연결동작이 부드러워지니 공이 배트에 맞는 타이밍이 빨라지고 타구가 더 멀리 나가게 됐다는 것이 최승준의 얘기다.코칭스태프의 믿음 속에 조금씩 자신감을 얻으면서 타석에 임하는 마음이 편해진 것도 큰 변화다.최승준은 "예전에는 타석에 나갈 때 결과를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한 타석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다음에 타석에 들어설 때 '못 치면 어쩌지', '이러다 2군에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다보니 타석에서 쫓겼다"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마음이 없다. 그러다보니 나만의 존까지는 아니지만, 배트를 내면 안되는 공의 높이까지는 파악이 된다"며 "투수가 잘 던져서 헛스윙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감까지 생기니 한층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최승준은 지금 고향에서 동갑내기 친구들과 한층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다.최승준은 "인천 토박이다. 어린시절 SK에서 뛰는 것이 꿈 이었다. SK에 오게 돼 좋다. 동기들도 많아서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그에게 2016년 6월은 "야구인생의 문이 열린 한 달"이다.프로 데뷔 10년만에 야구인생의 문을 열었다는 최승준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최승준은 "원래 올해 목표는 100타석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100타석을 넘겼다"며 "사실 숫자는 나에게 큰 의미는 없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