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평소보다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 연휴가 끝나면 몸무게가 훌쩍 늘어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명절 음식은 매 끼 외식을 하는 것과 동일한 열량을 섭취할 수 있어 자칫 비만을 부를 수 있다. 식후 배부른 정도로 보면 비슷한 느낌이지만 같은 부피와 포만감을 느끼는 정도의 음식의 열량은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일반적으로 한국식 한 끼의 열량은 450~550㎉인 반면, 송편 5~6개만 먹어도 밥 한 그릇인 300㎉ 정도로 칼로리가 높다. 추석 음식 중 대표적으로 열량이 많은 음식이 떡과 전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실제로 간식으로 먹는 약과나 유과가 각각 170㎉, 120㎉ 의 고열량식이고, 편하게 마시는 식혜나 맥주도 각각 100㎉ 정도나 된다. 게다가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탓에 평상시 과식을 못하도록 식욕을 절제하게 했던 뇌도 그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명절에는 다이어트를 하기도 쉽지 않다. 맛있는 음식의 유혹을 못 이겨 '명절 후에 다시 시작하자', '운동으로 살을 빼자' 등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다이어트를 하던 중간에도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명절에는 약간 체중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식욕을 좀 더 편안하게 절제할 수 있게 된다. 명절에 다이어트를 유지하려고 제 때 먹는 식사를 지나치게 줄여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를 줄여 먹게 되면, 중간에 배가 고픈 것을 간식으로 채우기 쉽기 때문에 적절히 배를 불려주는 밥 보다 간식은 포만감도 없고 칼로리도 더 높아지기 쉽기 때문이다.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 2~3㎏ 훌쩍 체중이 느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체중감량 중인 경우에는 명절이 오게 되면, 그 한 주간은 0.5㎏ 범위로 체중유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자신도 모르게 섭취 열량을 높여주는 명절식 조리법을 택하기 보다는 열량을 줄일 수 있는 조리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설날과 추석 중 추석에 다이어트가 더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만치료 특화병원인 365mc 비만 클리닉은 전국 16개 지점에서 체중 관리를 받은 7340명을 대상으로 설날과 추석 두 명절 전후 체중 변화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분석했다. 연구팀은 2015년 추석 연휴 전후 1주일 이내로 각각 한 차례 이상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과 2016년 설날 연휴 전후 1주일 이내로 각각 한차례 이상 방문한 이들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분석결과, 추석 전후 일주일 간 방문한 3649명 중 체중이 500g 이상 감량한 사람은 1567명(42.94%), 500g 이상 늘어난 사람은 762명(20.88%)으로 확인됐다.반면, 설날 전후 일주일 간 방문한 환자 3691명 중 체중이 500g 이상 감량한 사람은 1868명(50.61%), 500g 이상 늘어난 사람은 640명(17.34%)으로 추석에 비해 더 살을 뺀 환자가 많았다.설날과 추석 전후 체중변화를 비교할 때 500g 이상 체중을 감량한 비율은 설날이 추석보다 7.67% 높았고, 500g 이상 체중이 증가한 사람의 비율은 설날이 3.5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우준 365mc식이영양위원회 원장은 "비슷한 풍습이라도 추석 명절 기간보다 설날 명절 기간에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흔히 다이어트의 성패는 방법보다는 의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인데 이를 어느 정도 입증한 셈이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새해 결심이 다이어트에 있어 좋은 습관을 만들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부 확인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