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의료/복지

우리나라 ‘하루 한명꼴 자살’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9.12 17:47 수정 2016.09.12 17:47

‘우울증·알코올’만 조기치료해도 자살률↓‘우울증·알코올’만 조기치료해도 자살률↓

우리나라는 매년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자살 충동이나 시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상황이 악화되도록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전문가들에 의한 위험 요인 평가, 위험군 관리 및 정신질환의 치료를 포괄하는 자살 예방을 위한 폭넓은 전략들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한해 본원 응급센터에 자살 시도로 내원하는 사람이 약 300명에 이르고 있다. 거의 하루에 한명은 자살 시도로 내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높은 자살율의 한편에는 우울증이 자리잡고 있다.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기분의 저하, 의욕이나 흥미의 상실, 죄의식이나 무가치감, 수면장애, 식욕의 장애, 에너지의 저하, 집중력의 저하를 보이며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상태를 의미한다.의정부성모병원 응급센터가 자살시도로 내원한 환자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약 80%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얼마나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느냐가 자살률을 크게 낮추는 관건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자살 및 자살행동은 우울증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우울증을 드러내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회피하거나 정신과를 찾더라도 자신의 증상을 겉으로 표현하는데 인색하다. 이때문에 자살 충돌을 느낄만큼 우울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으며 일부 우울증 환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대부분의 자살 시도 환자들은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와 같은 기분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에 기분장애 치료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치료 초기에는 일시적인 불면이나 과다수면, 두통, 소화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적절한 용량과 기간으로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하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는 "자살은 우울증에 대한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서 예방이 가능한 의학적 상태이다"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우울증과 알코올, 약물남용에 대한 치료와 예방, 자살기도자에 대한 향후 치료와 관리를 통해서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자살 충동을 느끼는 친구나 가족을 곁에서 보고 있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자살을 결정하는 원인이나 결정 과정은 개인마다 다양한데다 당사자를 잘 안다고 생각해도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살 징후를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많은 자살자들은 대부분 자살을 암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인다.예를 들면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다", "유일한 탈출구는 죽음뿐이다" 등과 같이 주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죽고 싶다는 표현을 자주하는 경우나 "언젠가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죽은 후의 세계를 동경하는 경우도 있다. 또 자기 비하적 표현을 자주한다거나 죽음에 대한 관심을 포명하거나 혹은 농담으로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자살 징후를 의심해볼 수 있다.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적 징후로는 중요한 소유물을 남에게 주거나 주변을 정리할 때, 가족 몰래 약을 사 모으거나 위험한 물건을 감추어 두는 경우, 알코올 또는 약물의 사용량이 늘어난 경우, 오랫동안 불안정하고 침울하던 사람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평화스럽게 보이거나 즐거워 보이는 등 태도가 변한 경우 등이 있다.이경욱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곧 나아질 것이라는 섣부른 위로나 일시적 대책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때로는 오히려 당사자들의 절망감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따뜻한 말로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위험성을 알려 함께 대처하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