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는 찬 공기를 맞으면 콧물이나 기침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가방에 휴지를 소지하고 다니며 흐르는 콧물을 닦아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콧물은 비강에서 나는 생리적 점액분비물이나 비강에 있는 전염병 또는 알레르기 등으로 생기는 비생리적 비강 분비물을 의미한다. 콧물은 하루에 1ℓ 가량 생산돼 대부분 공기 중에 건조되며 자연스럽게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코 뒤로 넘어가게 된다. 환절기에 콧물이나 잦은 기침을 단순한 감기 증상이라고 오인하고 감기약만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이러한 증상들이 환절기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는 증상일 가능성도 높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겐이라 불리는 원인 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비염으로 만성 질환이다. 집 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 항원에 대해 특이한 면역반응이 주요 원인이 되지만 과민성 소질은 유전적 경향도 갖고 있다. 만성적이고 계절과 관련없이 연중 계속되는 것을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게 되며 이로 인해 호흡이 힘들고 답답함을 느껴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채 수면부족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치료법으로는 먼지가 많은 카페트의 사용은 피하고, 침구류는 자주 햇빛에 말려 일광 소독하는 것이 좋다. 또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이 될 수 있어 키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김경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환절기가 다가오면 알레르기 비염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는 가려움, 두통, 후각 감퇴는 물론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까지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발열, 두통, 구토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뇌수막염은 그 증세가 보통 감기에 비해 심하고 오래가는 것이 특징을 보인다.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8월부터 9월까지 전체 환자의 50%가 집중되는 뇌수막염은 바이러스가 뇌척수액으로 침투해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따로 백신이 있는 질병이 아니다.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두통과 목 경직의 증세가 심해지면 뇌염, 급성 이완성 마비, 폐출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휴유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계속 지속된다면 빠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단순 감기 증상에서 폐렴으로 발전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으로 전해진다.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만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만 고령자의 경우 단순 감기와 폐렴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나오는 경우나 흉통과 전신쇠약감이 동반된다면 폐렴을 의심하고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감기로 인해 부비동이나 호흡기의 다른 부위의 세균성 감염이 생길 수 있고 임파선염도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중이염이다"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감기는 대증요법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으며 모든 가능한 증상에 대한 약물을 포함한 약제보다는 각 환자에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을 없애는 약제들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 및 부작용의 예방 면에서 더욱 좋다"고 조언했다.이밖에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심·뇌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심·뇌혈관 질환은 몸의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노폐물 배출 기능을 하는 혈액의 통로인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주로 서구식 식습관 등 올바르지 못한 생활습관이나 노화로 인해 혈관 내벽에 지질이 쌓이고 혈관벽이 딱딱해지게 된다. 혈관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다가 한계에 이르면 혈관벽이 터지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데 이 때 생성된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장과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심·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쌀쌀한 바람이 부는 환절기에 우리 몸은 갑작스러운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인해 말초동맥들이 수축되고 혈관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심장의 부담은 늘게 되고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특히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위험군과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이 악화되거나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심·뇌혈관 질환에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있다.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졸중(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뇌졸중(뇌출혈)으로 구분된다. 뇌졸중을 의심해볼 만한 전조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고 저린 경우, 갑자기 한쪽 눈 시력이 나빠지고 침침한 경우,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나 심한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고 활동하는데 이 중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연축) 등에 의해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상황을 심근경색증이라고 부른다.심근경색의 증상으로는 대부분 '가슴을 쥐어짠다', '가슴이 쎄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며 갑자기 가슴이 아픈 경우가 많다.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 없이도 '명치가 아프다' 또는 '턱끝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쓰린 경우도 심근경색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흉통을 호소하기도 전에 갑작스런 실신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염, 저지방 위주의 식이요법과 당근, 샐러리, 다시마, 양파 등과 같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과 섬유소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도 필요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체중을 조절할 수 있어서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