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콜레라 환자가 방문했던 식당의 수입 식재료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으나 감염력이 없는 '비병원성' 콜레라균인 것으로 알려졌다.7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에서 귀국한 그는 지난 29일 오후 6시께 부산 사하구 소재 초밥집에서 식사를 마친 뒤 2시간 만에 설사 등 콜레라 의심증상을 나타내 보건당국에 신고됐고 검사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보건당국은 초밥집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식재료로 사용한 세내갈산 냉동 위고둥살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다.다만 독소가 없는 비병원성 콜레라로 확인돼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콜레라균은 지질다당질의 O항원에 따라 200가지 이상의 혈청군(serogroup)으로 구분된다. 이 중 독소를 발현하는 혈청형은 O1, O27, O37, O139 등 4가지다. 앞서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균의 혈청형은 'O1'형에 해당한다. 콜레라가 소장에 감염된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e)'균이 분비한 독소에 의해 수양성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는 질병인데, 부산 콜레라 환자의 경우 독소가 없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전파력도 낮은 편이다.독소를 발현해도 집단 유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O1과 O139형의 경우 물속에서 장시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 특히 O1이 주로 집단 유행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서 6차례 콜레라 대유행을 일으킨 것도 O1형이며 이번에 거제에서 발생한 것도 O1형이다. 반면 나머지 콜레라균은 V. 콜레라 논(non)-O1, non-O139로 분류할 정도로 전염력이 약하다. 또 생물형에 따라서 전염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번에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생물형은 엘 토르(El Tor)인데 일반적인 원인균인 클래식(Classic)형보다 감염력이 낮고 감염이 됐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환자 3명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은 가족, 지인들 중에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부산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경우 감염력이 없기 때문에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염된 음식물 섭취 금지, 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섭취하고,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30초 이상 손씻기를 생활화하면 콜레라에 걸릴 확률이 낮다. 콜레라는 백신이 개발됐지만, 비용대비 예방효과가 낮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권하지 않고 있다.한편 보건당국은 부산 콜레라 환자의 경우 해외에서 감염 후 귀국됐을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식재료에서 나온 콜레라균이 비병원성인데다, 환자가 식사를 마친 뒤 2시간 만에 콜레라 의심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콜레라의 잠복기는 통상 2~3일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