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노동(사거리 1,300㎞)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낙하시키면서 또다시 핵 무력 고도화를 과시했다. 북한은 올해 1월 4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모두 19차례에 걸쳐 핵, 미사일 도발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탄 적용 수단의 다종화'를 지시한 이후 북한은 무수단(사거리 3,000~4,000㎞) 계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주력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가 있고 한 달 가량 지난 시점인 지난 4월15일 무수단 계열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 시험발사를 시도한다. 그러나 발사에 실패하자 같은달 28일에는 2발을 준비했다. 그러나 또 실패했다. 5월31일 새벽에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은 앞선 4차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6월22일에 또다시 2발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실패, 그러나 두 번째 발사체는 400㎞를 비행, 5번의 실패 끝에 6번째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이다. 무수단 계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은 괌에 있는 미군기지가 북한 타격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당시 최고 고도가 1,400㎞에 달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검증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미국 본토는 아니지만 북한이 미국의 전략자산을 겨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핵 무력 고도화에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 핵 무력 다종화의 또 다른 축은 SLBM이다. 지난 4월23일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SLBM은 사출에는 성공했으나 30㎞밖에 비행하지 못했다. 북한은 2개월여 남짓 지난 7월9일에 또다시 SLBM 발사를 시도했으나, 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북한은 반전을 이뤄냈다.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SLBM 1발은 최고고도 400㎞를 찍고, 500㎞를 비행해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이는 한반도와 일본이 SLBM 타격권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전 배치까지 2년가량 걸릴 거라는 분석이지만, 잠수함의 은닉성을 활용해 다양한 작전을 펼 수 있는 만큼 위협이 증대됐다는 우려가 커졌다. 북한은 노동 (사거리 1,300㎞) 계열의 탄도미사일도 수차례 발사하며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18에 발사한 2발 중 1발은 공중에서 폭발했으나, 나머지 1발은 800㎞를 비행해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지난 7월19일에 발사한 노동·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3발 중 1발은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나, 나머지 2발은 500~600㎞가량 비행했다. 당시 북한은 노동 계열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하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줄이고, 이를 통해 한반도 내 전략 자산을 목표물로 설정한 시험발사를 감행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한반도를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하다는 것을, 또한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더라도 자신들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북한은 이어 지난달 3일 노동 계열 탄도미사일 2발 발사를 시도해 1발은 실패했으나, 나머지 1발은 1,000㎞를 날아가 동해상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지난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경우 노동 계열의 탄두를 개량했거나,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발사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올 들어 핵 무력 고도화를 위한 기술 진전을 증명해 보이면서 한·미·일의 전략자산을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부대가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군 전략 자산 타격 임무를 맡고 있다는 점을 거리낌 없이 공개했다. 또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선제타격할 수 있다"며 전략적 활용도가 크다는 점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탄도로켓의 비행안전성, 유도명중성 등 신뢰성을 재검열하고 포병부대의 실전 능력을 판정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는 것은 시험이 아닌 훈련"이라며 "노동 계열 탄도미사일 3발을 동시에 동일 사거리 목표에 쏘았다는 것은 개발 시험보다 더 큰 실질적 위협"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