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시리아를 제물로 최종예선 2연승에 도전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갖는다. 최종예선 초반 판세를 가늠할 중요한 일전이다. 한국은 지난 1일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3-0으로 앞서던 후반 중반 순식간에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두 골을 잃었지만 목표로 했던 승점 3을 획득했다. 시리아를 상대로 승수를 추가해 승점을 6으로 바꾼다면 다음 달로 예정된 카타르(홈)-이란전(원정)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어낼 수 있다. 특히 다음 달 11일에는 이번 시리즈 최대 고비인 이란 원정을 치러야 하는 만큼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탄전 0-1 패배로 여유가 없다. 이번 경기마저 내준다면 경쟁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48위로 105위인 시리아에 크게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3승2무1패로 재미를 봤다. 1984년 12월 싱가포르 아시안컵에서 0-1로 진 것이 유일한 패배다. 이런 이유들로 시리아는 한국을 맞아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4일 현지에서의 첫 훈련에서 크로스와 짧은 패스들을 집중적으로 다듬으며 밀집수비 타개책을 찾는데 주력했다. 최전방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지동원은 중국전에서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세 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펼쳤다. 6년 전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시리아를 제물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기분 좋은 기억까지 갖고 있다. 지동원은 "그때 시리아의 멤버와 지금이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실력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손흥민(토트넘)이 빠진 왼쪽 측면에는 이재성(전북)의 기용이 유력하다. 이재성은 소속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현지 적응 훈련에서도 왼쪽 측면에서 여러 차례 날카로운 패스와 슛을 날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미소를 자아냈다. 한국이 시리아를 잡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2011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자국 경기 개최가 불가능한 시리아가 남은 홈경기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규정상 시리아의 0-3 몰수패가 선언돼 상대팀들은 싸우지도 않고 승점 3을 챙길 수 있다. 한국이 시리아와 자칫 비기기라도 한다면 유일하게 손해를 보는 팀이 될 수도 있다.쿠알라룸푸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