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른둥이(미숙아)를 낳은 경험이 있는 부모 10명 중 6명은 미숙아 재출산 우려,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추가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둥이란 임신 기간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일로부터 37주 미만에 태어난 미숙아 또는 조산아를 의미한다. 대한신생아학회가 지난 6월~7월 전국 주요병원 1007명의 이른둥이 부모를 대상으로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비 부담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른둥이 부모의 62%가 추가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응답했다.이는 2012년 조사에서 나타난 추가 출산 기피율(44%)에 비해 18% 증가한 수치로, 결국 신생아중환자실(NICU) 퇴원 후에도 잦은 입원과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추가 출산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 것으로 해석된다.실제로 추가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이른둥이 재출산에 대한 우려'가 32.3%로 가장 높았고,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27.4%)',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14.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이른둥이 가정의 치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이른둥이는 만삭아와 달리 신체가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채 태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후 2~3년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이른둥이 10가정 중 1가정(12.6%)은 자녀의 NICU 퇴원 후 입원·진료·재활·예방접종 등의 의료비로 평균 1000만원 이상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은 13%, 2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은 24.9%였다. 이 중 재태기간이 적은 28주 미만 이른둥이는 1000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이 21.7%로 다른 이른둥이 가정보다 상대적으로 의료비 부담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이른둥이 부모의 60.6%는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대 미만으로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480만원(3인 가구 기준)보다 낮았다.이른둥이 치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잦은 특성상 막대한 의료비를 계속 지출해야만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둥이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이른둥이 24.6%는 NICU 퇴원 후에도 재입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원 시 입원 일수로는 7일 이내가 39%로 가장 많았고, 7~14일 24.1%, 30일 이상 재입원한 비율은 18.9%였다.재입원 이유로는 호흡기 감염이 37.7%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수술 18.1%, 호흡기 외 감염 14.5%, 성장부진 및 영양 문제 3.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이른둥이는 폐 성숙이 덜 된 채로 일찍 태어나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기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이유에서도 호흡기 질환이 42.4%를 차지했다.NICU 퇴원 후 의료비 지출 현황으로는 입원·수술비와 외래진료비, 미숙아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 접종비, 보조장비 이용의 지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둥이 부모들이 정부 지원으로 가장 절실히 요구한 것은 의료비 부담 경감(61.2%)이었다. 이 중 상대적으로 건강이 취약하고 의료비 부담이 더 큰 재태연령이 낮은(34주 미만) 이른둥이 가정은 의료부담 경감(62.3%)에 이어 재입원·응급실 비용(10.5%), 이른둥이 바이러스 예방 주사(10.2%), 재활 치료비(7.6%) 등을 지적했다. 김병일 대한신생아학회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최근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정작 점차 늘어가는 이른둥이들이 신생아집중치료실 퇴원 이후에도 계속되는 지출로 부담이 큰 의료비 지원이나 경감대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이른둥이는 출생 후 2년간 적극적 치료와 보살핌으로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저출산 해법이자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에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