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자존심을 되찾고자 다짐했던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팀이 리우올림픽 종목 첫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태권도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종목 첫 날 남자 58㎏급 김태훈(22·동아대)과 여자 49㎏급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메달 사냥에 나섰다.김태훈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2015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해 이번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 달성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종목별 세계적 강자들이 조기 탈락하는 이변이 많이 연출되고 있는 이번 대회 이번에는 김태훈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첫 경기 16강전에서 태국의 신예 타윈 한프랍(18)에게 10-12로 패한 그는 경기가 끝난지 한참이 지나서까지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랜드슬램의 꿈은 커녕 1회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았다.그런 김태훈에게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훈을 꺾은 한프랍이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진출한 것.극적으로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결정전에 진출한 김태훈은 멕시코의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에 7-5로 승리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눈물 대신 미소를 보일 수 있었다.함께 출격한 김소희도 이번 올림픽이 생애 첫 출전이지만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정상급 선수다.김태훈과 달리 김소희는 출발은 좋았다. 첫 경기(16강전)에서 훌리사 디에스 칸세코(페루)를 10-2로 완파하고 가볍게 8강에 올랐다.하지만 8강부터 가시밭길이었다. 김소희는 8강전에서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를 맞아 종료 4초전 극적인 역전승(6-5)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4강전에서는 프랑스의 야스미나 아지즈를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골든포인트로 어렵게 승리하며 결승전에 올랐다.결승전도 힘겨운 승부가 됐다. 세르비아의 보그다노비치를 맞아 김소희는 5-2로 앞서가며 금메달을 쉽게 거머쥐는 듯 했으나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쫓겼다. 7-6 1점차 상황에서 경기종료 직전 위기를 맞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아 결과가 번복되진 않았다.천신만고 끝에 금메달을 차지한 김소희는 김소희는 "감회가 새롭고 믿기지 않는다. 어렵게 올라와서 한판, 한판 이겼다"며 "그 동안 하늘이 무심하다 생각했는데 오늘 비로소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대회 역대 올림픽 태권도 사상 가장 많은 5체급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당초 금메달 2~3개까지 바라봤다.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목표 달성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