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심하다 생갔했는데 오늘 비로소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어요."김소희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전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에 7-6,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나흘째 금맥이 끊겼던 한국 선수단에 가뭄의 단비 같은 금메달 소식과 함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는 값진 금메달이다.16강을 제외하고 결승까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품에 안은 김소희의 얼굴에 이제야 미소가 보였다.김소희는 "감회가 새롭고 믿기지 않는다. 어렵게 올라와서 한판, 한판 이겼다"며 "그 동안 하늘이 무심하다 생각했는데 오늘 비로소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소희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지난해 12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까지만해도 그의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했다. 올림픽을 목표로 그 힘든 훈련을 견뎌왔지만 올림픽의 꿈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김소희의 애간장을 태웠다.그러던 중 행운이 찾아왔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번 올림픽부터 세계랭킹 6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세계랭킹 6위 이내에 태국 선수가 두 명 포진하면서 티켓 한 장이 7위인 김소희에게 넘어왔다.김소희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체중조절하며 이렇게까지 운동해야하나 고민했었다"며 "끝까지 저를 안도와줘서 (하늘이) 무심하다 생각했는데 결국 올림픽에 갔고, 금메달까지 딸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고 연신 하늘에 감사를 표했다.김소희의 체급은 원래 46㎏급이다. 그가 올림픽 체급인 49㎏급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았다. 외국선수들과 비교해 신체조건은 물론 힘에서도 한참 달렸다.김소희는 역세를 딛고 올림픽 무대에서 연달아 짜릿한 승리를 일구며 결승까지 올랐다. 8강에서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역전승을 거뒀고, 준결승에서는 연장에서 골든포인트를 따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도 상대의 매서운 추격을 허용했지만 결국 1점차 승리를 지켜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딸을 응원하기 위해 멀리 브라질까지 온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자 애써 눈물을 참던 김소희는 이내 씩씩하게 말을 이었다.그는 "부모님께서 먼길까지 오셨는데 저도 여기 오기까지 힘들었다"며 "부모님께 금메달을 걸어들이고 싶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김소희는 시상식 준비를 해야한다는 자원봉사자의 재촉에도 함께 출전한 태권도 대표팀에 대한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김소희는 "뉴스를 많이 보는데 사실 태권도가 욕을 많이 먹는다. 우리 5남매 정말 열심히 했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국민들이 꼭 좀 알아주셨으면 한다. 언니, 오빠들 경기가 남았는데 최선 다해 달라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