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흙 운동장에서 뛰어놀 자유와 권리가 있다. 하루 빨리 아이들 품으로 흙 운동장을 돌려주자."유해 논란에 휩싸인 광주지역 50여 학교 운동장을 마사토(흙)로 전면 교체키로 정책 결정이 이뤄지면서 흙 운동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광주지역 학교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처음 깔린 것은 지난 2004년. 12년 만에 흙으로 돌아선 셈이다.교육 당국이 마사토를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레탄, 인조잔디, 천연잔디, 마사토 중 가장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생긴 흙으로 배수성과 통기성이 워낙 좋아 밭작물이나 조경수 식재 등에 사용된다. 운동장에 요구되는 마사는 돌가루와 비슷한 흙인 백마사로 배수성이 뛰어나고 부서진 면이 각지지 않고 부드러워 어린 학생들에게 안전하다.경화제, 접착제, 착색제를 넣은 우레탄 재질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월남전 고엽제나 살충제 DDT, 옥시, 미세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축적되는 유해물질과는 다르다는 점도 장점이다.이 때문에 전국 9개 교육청이 이미 마사토로의 교체를 공식화했다.시 교육청 체육복지건강과 김은수 장학관은 17일 "운동장은 전문 체육활동의 장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모여 노는 곳으로 감성적, 심미적, 교육적인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더 늦기 전에, 아이들 품으로 흙 운동장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흙 운동장이 대세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없진 않다. 우선, 각 운동장의 크기와 경사도, 지표 배수시설, 맹암거(지하수 수위 조절을 위한 땅속 수로) 유무에 따라 배수성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이 문제다. 또 백마사토가 배수성이 가장 뛰어나지만 구입에 어려움이 있는 점, 폭우 때 물고임 현상, 미산먼지로 인한 대기오염과 민원 발생도 고민거리다.마사토의 경우 중금속 등 환경 기준이나 설계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기생충 등 발생 가능성도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우레탄 트랙을 제거한 다음 드러나게 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즉각적인 재시공이 요구되지만 예산난으로 철거만 이뤄지게 되면, 그 또한 문제다.이에 시 교육청은 재료 수급과 경제성, 투수성, 유지관리 등을 두루 감안해 마사토에 모래(규사)를 30% 가량 혼합해 포설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고, 점토나 황토성분이 적게 포함된 마사를 사용해 비산먼지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각 운동장의 특성을 고려해 20~25cm(0.5%의 경사도)의 고저차로 배수기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시 교육청 관계자는 "마사토로 교체하는 게 비용이나 환경 측면에서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며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고 최상의 관리로 아이들이 흙 운동장에서 뛰어놀 자유와 권리를 되찾아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