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가 '강남구 지점'을 개설하면 위기감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겁니다. 중개보수가 수백만원하는 강남에서 '99만원'이 주는 충격은 공인중개사들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강남구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이른바 '복덕방 변호사'가 불리며 개업공인중개사들과 마찰을 빚었던 트러스트부동산이 중개법인을 설립하며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 다만 중개보수 최대 '99만원'이라는 정책은 고수하면서 불협화음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러스트, 중개법인 설립…중개보수 99만원 원칙 고수=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은 중개법인 '트러스트부동산중개'를 공식 출범한다. 앞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트러스트부동산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법적 고발했다. 트러스트부동산은 1심 재판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트러스트 측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는 대신 중개법인 설립을 통해 독자노선을 마련했다. 트러스트는 중개보수에 대해 '집값과 관계없이 최대 99만원'이라는 정액제를 유지한다. 중개보수와 변호사의 법률자문비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반면 현재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서울에서 9억원 미만 주택을 매매할 경우 중개보수는 거래금액의 0.4∼0.6%, 9억원 이상은 0.9%이내에서 협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트러스트는 2016년 7월 서울 압구정 현대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면서 중개보수 99만원을 받았다. 계약자는 781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일단 트러스트 측은 중개보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률 검토 등 서비스를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승배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대표는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심하고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기존 공인중개사들과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위기감 고조…폐업 기로에선 공인중개사= 일선 개업공인중개사들은 트러스트 등장 당시부터 중개보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러스트가 중개법인을 설립하면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됐다. 업계에선 반값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장으로 중개업소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증 소유자도 기하급수 증가하면서 폐업과 창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러스트의 등장으로 또다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최근 거래의 80~90%가 공동중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개업공인중개사 수익률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매도·매수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은다. 용산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중개보수 99만원만 받고 사무실을 운영하게 위해선 한달에 10건 가까이 거래량이 있어야 한다"며 "비수기엔 거래가 한달에 1건도 없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폐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트러스트가 지점을 확대해 세력을 확장한다면 영세한 중개사무소는 대부분 문을 닫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지점' 등을 설립해 지역매물 확보와 전문성까지 갖춘다면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원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반적인 매매시세가 4억원으로 중개보수가 높지 않다"며 "영세하게 사무실을 운영하는 곳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은 당연, 중개업도 예외 없다" = 트러스트의 서비스 경쟁 참여에 대해 소비자들은 반가운 모습이다.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9억원 이상 거래에서도 99만원의 중개보수만 필요하다는 부분은 수요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요소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