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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자격 FA들, 달라진 시장에 세월무상

뉴스1 기자 입력 2017.12.17 17:18 수정 2017.12.17 17:18

정근우·김주찬·이종욱 등 FA 협상 난항정근우·김주찬·이종욱 등 FA 협상 난항

4년 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FA 재자격을 획득한 선수들이 크게 변한 시장 상황 속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다.프로야구 FA 시장이 개장한 지 한 달 하고도 열흘이 다 돼간다. 그 사이 계약을 맺은 FA 선수는 총 7명 뿐이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일년만에 청산하고 돌아온 황재균이 kt 위즈와 4년 88억원에 계약한 것을 포함해 대어급 선수들은 모두 소속팀을 찾았다.그러나 나머지 FA 자격을 신청한 18명(황재균 제외) 중 12명(김현수 제외)은 아직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FA 계약이 가능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무적 신세다. 타구단의 입질은 커녕 원 소속구단으로부터 만족할만한 조건도 제시받지 못했다.이 중에는 이미 한 차례 입이 떡 벌어지는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른바 '재자격 FA' 선수들. 김주찬, 최준석, 손시헌, 이종욱, 박정진, 정근우, 이대형 등 총 7명이 달라진 시장을 절감하는 중이다.4년 전 가장 좋은 조건에 계약한 선수는 정근우다. '국가대표 톱타자'였던 정근우는 4년 총액 70억원에 SK 와이번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겼다. 이종욱(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도 4년 5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김주찬은 5년 전 롯데 자이언츠에서 KIA 타이거즈로 4년 50억원의 조건에 이적했다. 1년 먼저 재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적 첫 시즌이던 2013년 부상으로 FA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준척급이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들도 4년 전에는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 손시헌이 이종욱과 같은 코스를 밟으며 4년 30억원에 계약했고, 최준석은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기며 4년 35억원을 받았다.심지어 'FA 선언이 의외'라는 반응이었던 이대형도 대박을 쳤다. 이대형은 LG 트윈스 소속으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타율이 0.178, 0.237로 부진했음에도 KIA와 4년 24억원에 계약했다.물론 이대형은 FA 계약 이후 KIA, kt 위즈에서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나 당시 이대형의 계약은 구단 간 치열한 FA 영입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30대 후반이던 박정진도 어렵지 않게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한화에 잔류할 수 있었다. 2년 8억원이라는 비교적 작은 계약 규모였지만, 박정진의 나이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이들 7명의 첫 번째 FA 계약 총액은 26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FA 시장에서 이들의 몸값 총액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세월이 흐르면 선수들은 나이가 들고 기량이 저하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해당 선수들도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구단이 바라보는 선수들의 가치는 그보다 훨씬 낫다. 협상이 진전되기 어려운 이유다.사실상 재자격 FA 선수들의 이적은 불가능하다. 올 시즌까지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들도 있지만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나이가 걸림돌인데다 보상선수을 내주면서까지 영입하기엔 부담스럽다.심지어 최준석과 이대형의 경우 원 소속구단이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영입 의사를 밝힌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상선수가 없어도 보상금은 발생하고, 선수 요구액까지 들어준다면 상당한 지출을 해야하기 때문이다.계약기간도 문제다. 선수들은 다년 계약을 원하는 반면, 구단들은 최대 2년을 제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1년짜리 FA 계약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정성훈 역시 LG와 1년 7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그런 가운데 강민호만은 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달 21일 롯데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기며 4년 80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 4년 전 롯데에 잔류하며 받은 4년 75억원보다 오히려 나아진 조건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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