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8도, 대구가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강추위가 몰려와 한랭질환과 심뇌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강추위는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노약자들 건강에 치명적이다. 특히 저체온증과 동상 같은 한랭질환, 혈압 상승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급증한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만성질환 환자들은 평소보다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랭질환 중 가장 흔한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온몸이 떨리는 오한과 호흡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이 증상을 계속 방치하면 근육이 굳고 피로감이 몰려온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장애 증상도 나타난다. 특히 노인들은 길을 걷다가 쓰러지거나 난방을 하지 않는 집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의 정상체온은 36.5~37도 사이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담요로 온몸을 감싸면 체온이 오르면서 증상이 사라진다. 다만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하고 수액을 공급하거나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한다.동상은 손가락과 발가락, 코, 귀 등에 감각이 없어지고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신체 끝부분이 얼어붙어 피가 잘 흐리지 않아 발생한다. 동상을 입은 손과 발은 따뜻한 곳으로 가면 세포가 터지면서 손톱과 발톱이 울퉁불퉁해지고 주위 피부 색깔이 검게 변한다. 드물지만 어린이는 성장판이 닫혀 손가락과 발가락이 짧아질 수 있어 위험하다.가벼운 증상은 체온이 오르면 대부분 낫지만 증상이 심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통제를 처방받거나 온수에 손과 발을 담가 몸을 녹이는 치료를 받는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면 회복이 늦어져 금연이 필수다. 식단도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건강식으로 바꾼다. 추위에 노출된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가려움증이 생기는 동창 역시 한랭질환이다. 동창은 따뜻한 곳에서 쉬면 낫지만 심한 물집이 생기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랭질환을 예방하려면 외출할 때 옷을 두껍게 입고 겨드랑이와 배 위에 핫팩을 대면 추위가 덜하다. 목도리와 장갑, 모자를 착용하면 체온유지에 효과적이다. 난방용품 없이 야외활동을 할 경우엔 응급조치로 사람을 껴안으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따뜻한 음료나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저체온증 같은 한랭질환은 따뜻한 곳으로 빨리 이동하고 병원 진료가 우선"이라며 "야외활동을 할 때는 보온에 신경쓰고 반드시 내의를 입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강추위에 가장 위험한 심뇌혈관질환은 돌연사 주범으로 불리는 부정맥이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스트레스와 고혈압, 심장 노화, 고혈압, 음주·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정상맥박은 1분당 60~100회가량 뛰는데 이보다 빠르면 빈맥, 느리면 서맥, 빠르면서도 불규칙하면 심방세동으로 구분한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정신을 잃고 돌연사로 이어진다.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추운 겨울일수록 부정맥 환자들은 보온에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맥박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약물이나 의료기기로 고주파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갑자기 심장이 멎는 심근경색도 추위에 약한 심뇌혈관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박진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은 오전 8시부터 12시 사이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며 "술과 담배를 줄이고 야외에서 무리한 아침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