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TV토론회에서 출신과 정치행보, 차기 대선전략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상곤·이종걸·추미애 당 대표 후보는 16일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설전을 벌였다. 추 후보는 이 후보에게 "당의 분열을 초래했던 분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며 "대표로서 당을 통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후보는 "당을 맡기기에 불안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제대로 보면 틀렸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 자유를 억압하는 5대 종신 권력(대통령, 정치검찰, 국정원, 보수언론, 재벌)과 일관되게 싸워온 사람은 저 하나 뿐이다. 5대 권력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답했다. 추 후보가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노동법을 통과시킨 일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같은 당 의원과 간사를 쫓아내고 여당 의원들과 법을 통과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정확한 경위를 설명하라고 추 후보에게 요구했다. 추 후보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론이 없으니 처리하지 말고 나오라는 메모를 받았고, 수석 전문 위원들을 보낸 사실 등이 윤리위원회 회의록에 나와 있다"며 "저의 해명이 중요한 게 아니고 노동계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노동법 통과 이후로 현장에서 분쟁이 잦다"며 "일부 조항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 후보는 "어느 노조위원장은 13년 간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국제노동기구의 권고 사항이었던 복수 노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어용 노조가 문제다. 당 대표가 되면, 노조의 자주성 확보를 당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추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국민의당과 야권 연대를 하면, 당원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야권 연대 불가론을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추 후보는 "당 대 당의 정치공학적인 통합을 반대한다는 의미였고, 분열을 초래하고 당을 끊임 없이 흔들다가 당선만을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정치 행보가 위선적이라는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의 임명으로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 후보에게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총선 패배 시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김 후보는 "호남 총선 패배의 구체적 요인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의 과오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비대위에서 광주 공천 문제와 셀프 공천 이런 것들이 촉발제가 된 면도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문 전 대표의 공과 과를 걸러내고, 공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남 민심 회복 방안'에 대해 김 후보는 호남 인재와 산업 육성을, 이 후보는 친노·친문 중심의 패권주의 타파를, 추 후보는 호남 민심 청취와 분열 없는 정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통합과 외연 확대를 통한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 당 대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한편 후보들은 지난 13일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이어 토론회에서도 각자의 방식대로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당권 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임을 강조했으며 이 후보는 당내 패권주의와 맞서온 비주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추 후보는 민주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당적을 바꾸지 않고 한 길만 걸어왔다는 점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