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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문학상(文學賞) 이야기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12.13 12:02 수정 2017.12.13 12:02

장미와 백합만이 꽃의 전부가 아니다. 하늘의 잔별처럼 이름없는 들꽃이 건강하고, 빛깔이 심심하고 코를 향긋하게 하는 좋은 냄새를 내뿜는다. 숙원이던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명중한 것이, 만 25세의 새파란 젊은 날이었다. 신춘문예 단선으로 대권을 성취한 정객도 부럽지 않을 만큼 기고만장했고, 이 세상이 오직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착시현상이 내게도 왔다. 이 세상만사는 모두 지나간다. 드센 신춘문예를 꿰뚫었다고 작품이 절로 되는 게 아니다. 신춘문예당선에 깊이 도취했다가, 작품공황이 도래하는 경우가 있으니, 마음을 차분히 갖고 창작에 정진해야 한다.나는 중앙문단 등단 51년만에, 시집 40권과 에세이집 4권을 펴냈다.지난날(20년전) 문단 데뷔 30돌을 기념해 자작시 100편을 골라, 시선집을 기획해서 내려고, 내시에 정통한 가까운 문인에게 시 선정을 부탁했더니, 얼마 안되어 전화가 왔다. 도저히 ‘백편’으로 압축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시 150편을 선정해 주었다. 선정한 150편은 내가 지은 시였지만, 마음에 쏙 들었다. 문우(文友)S씨의 혜안이 돋보였다. 시인으로 감동적은 시창작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를 쓸 수 있게 끼와 세월(시간)을 주신 신의 은총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남이 잘 모르고 있는 나의 숨은 문학발전에 대한 숨은 사랑을 담담한 마음으로 밝히고자 한다. 문학도 시절엔 중앙일간신문 공모 신춘문예만 당선되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지만, 당선을 거머쥐고 나면 남들이 받는 문학상에 시선이 고정된다. 지방인 문경 (점촌)에 살다 보니 받을 수 있는 문학상이 경북도문화상(문학부분) 밖에 없는데, 당시 경북도청 소재지인 대구문인이 1회부터 20회 까지 독식(獨食)하여 지방 중견문인들이 분통을 터뜨렸지만, 경북도와 대구시가 분리될 때까지 대구 지주문인 독식의 적폐를 깰 수 없었다. 저항정신의 시인 필자(김시종)가 경상북도 거주 문인으로는 최초로 사설(私設)문학상을 만들었는데 그때가 1983년 문경새재 밑에서 도자기 가마 ‘문경요’를 꾸리는 전통도예가 도천 천한봉선생에게, 끈덕지게 19차례나 강권해 말을 꺼낸지 2년만에, 경북 최초의 연간인 제정의 문학상이 빛을 보게 되었다.그때 도천 천한봉 도예가는 문경고등학교 주임교사로서, 문경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신중하게 탄생한 제 1회 도천문학상 수상자는 대구거주 시인·수필가 정재호 선생(당시 원화여고 교사) 이었다. 첫 수상자 정재호 시인의 소박한 웃음을 지금껏 잊을 수 없다. 전국의 뛰어난 역량을 갖고도 문학상을 받지 못한, 아까운 문인을 발굴해 격려했다.그후 도천문학상은 12회 까지 14명의 수상자를 냈다. 이상을 창설한 도천 천한봉 도예가의 뜻밖의 불운으로 1994년부터 도천문학은 폐지되었다. 도천문학상을 받은 주요 문인은 양채영‧감태준‧김원길‧이기철‧이하석‧김규화‧정대규‧신동집 시인을 꼽을 수 있다. 도천문학상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도천문학상을 받은 문인(시인)들은 이상 수상을 계기로 상복이 계속 이어지는 거였다. 도천문학상이 폐지되기 바쁘게 필자가 도천문학상(陶泉文學賞)대신, 정문문학상(正文文學賞)을 창설했다. 7대(代)때 전통도자기를 빚는 문경읍 갈평리 ‘관음요’대표 김복만(一名 正文)도예가에게 문학상 체험을 필자가 권유했더니, 첫 마디에 OK였다. 김복만 사장은 화통하고 이해심이 깊은 분이었다. 1993년에 창설한 정문문학상은 20회에 걸쳐, 중진 문인 20명을 발굴 거양햇다. 수상 주요 문인은 김창직 시인‧ 감태준 ‧ 양채영 시인이 생각난다. 관음요 김복만 사장이 작고하시고 나서, 8대(代)째 가업(家業)을 잇게 된 김선식(金善植)도예가가 필자(김시종) 에게 문학상을 꼭 창설하겠다며, 전권을 위임하여, 2017년에 제1회 시상식을 하게 됐다. 문학상 이름은 ‘미산올곧문예상’이다.이상의 운영회장은 김시종 시인이고, 후원회장엔 ‘미산 김선식(金善植)’ 경상북도 최고장인이다. 올해 첫 수상자엔 본상에 조명제(평론) 서명희(수필) 강외숙(시), 우수작품상엔 김한결(시) 노은희(수필) 임미경(수필) 제씨다. ‘미산올곧문예상’이 한국문학발전의 획기적인 축이 되게 할 비전을 갖고 있다. 애독자들이 주시해 주시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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