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으로 진행될 만큼 간염을 방치하게 되면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으로는 A, B, C형이 있다. 지난해 한 해동안 간염 환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집계했다.◇A형 간염은 치료제 없어…젊은층 64% 차지= 이대목동병원 간센터에 따르면 A형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수인성 감염이기 때문에 위생 상태가 청결하지 않을 때 감염되기 쉽다. A형 간염은 만성으로는 진행되지 않고 급성으로만 발생한다. 감염시 4주 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초기에는 피로감이나 근육통, 식욕부진 등 감기 몸살이나 위염과 비슷한 증상 때문에 간염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변 색이 갈색으로 짙어지고 눈 흰자위가 노란색으로 변한다면 A형 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전염성이 강해 학교나 직장과 같은 집단시설에서 발생한 경우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젊은 층의 경우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대부분 항체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A형 간염 발병률이 높다. 지난해 신고된 A형 감염 환자 중 20~30대 비중은 64%를 차지했다.A형 간염은 현재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 이상에서 1분 동안 가열할 경우 완전히 사멸되므로 가급적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A형 간염에 감염됐을 땐 영양 섭취를 골고루 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다른 치료 방법은 없다. 식사나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엔 입원하는 것이 좋다.◇B형 간염, 간암 발생의 70% 차지…백신접종 중요= B형 간염은 간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간염이지만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B형 간염의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에 의해 아이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B형 간염은 A형 간염처럼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B형 간염 보유자인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기의 경우, 출생 직후 면역글로불린 및 백신을 접종받은 뒤 정부가 시행하는 신생아·소아 국가예방접종 스케줄에 따라 관련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 한다.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경우,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제를 임의로 중단하면 증세가 다시 악화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검사와 혈액종양표지자검사를 통해 간암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C형간염, 철저한 소독·위생관리가 최선의 예방책=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같이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전파되기 때문에 수혈이나 성관계, 문신은 물론 손톱깎이나 면도기를 공동 사용 시 발병에 주의해야 한다.A, B형 간염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인대다 증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감염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해 국내에서도 최근 환자가 늘고 있다.C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사전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다만 C형 간염에 대한 치료제는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현재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이는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 치료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간암 발병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김휘영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는 "간염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이후 간경변, 간암 등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