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해야 한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비롯해 총 16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총회에 상정되지만, 총회 투표에서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IOC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 올림픽 선수 (OAR)'라는 이름의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조건도 있다. 강화된 도핑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그동안 러시아는 IOC가 개인 자격으로 참가를 허용할 시 대회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왔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은 동계 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빠진 채 '반쪽 올림픽'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평창올림픽에서는 러시아의 국기가 걸릴 수 없게 됐다.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해도 러시아 국가는 울려퍼지지 않는다.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올림픽 선수 (OAR)'라는 이름으로 러시아기가 아닌 오륜기를 달고 출전해야 한다. 특정 국가가 IOC로부터 올림픽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받은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1964년~1988년) 이후 처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으며 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됐다.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도 종전 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도핑으로 올림픽 출전이 가로막힌 것은 러시아가 최초다.IOC의 이번 결정은 평창올림픽에 대형 악재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종목이 흥행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쇼트트랙에서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빅토르 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6개나 획득한 스타다. 한국 국적으로 출전한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이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각각 3관왕에 올랐다.빅토르 안이 러시아 국적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IOC의 결정으로 빅토르 안의 흥미로운 스토리는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메드베데바의 불참 가능성도 높아졌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은퇴 이후 세계 여자 피겨계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선수. '피겨요정'이라는 타이틀도 김연아로부터 물려받았다.메드베데바는 IOC 집행위원회에 앞서 러시아의 참가를 허락해 달라는 요지의 연설까지 펼쳤다. 그러나 러시아는 IOC의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세계의 피겨 팬들은 평창올림픽에서 커다란 볼거리를 하나 잃게 됐다.이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무국이 소속 선수들의 평창행을 불허한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KHL)의 참가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무산될 위기다. 아이스하키가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이라는 점에서 평창올림픽이 받을 타격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러시아는 국가 주도의 도핑 혐의로 철퇴를 맞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도핑 사실이다.캐나다 법학자 맥라렌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위원회를 이끌며 러시아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30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가 선수들의 소변·혈액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사용했다는 것.IOC는 리우올림픽 직전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 결정을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에 미뤘다. 이에 따라 육상과 역도를 제외한 러시아의 선수들은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그러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들끓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IOC가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IOC는 러시아에게 1500만달러(약 163억원) 벌금과 함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하는 초강력 징계를 내렸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