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면서 '문심(文心·문재인 마음)' 향배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논란이 일었던 '오더투표'가 더민주에서도 이뤄지지 않겠느냐 하는 시각도 있다.물론 당 중진의원들은 '오더 투표금지'를 촉구한 바 있다. 원혜영 의원을 비롯한 13명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전국 253명의 원내·외 지역위원장들에게 이른바 '오더투표'를 뿌리뽑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공동명의로 발송했다. 이는 물밑에서 감지되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다. 아무래도 오더투표가 이뤄지면 당내 불필요한 잡음이 양산되면서 자칫 파벌 경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양상이 다르다.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이 어느정도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양 계파의 핵심이 오더를 내리는 수직적 구조가 갖춰져 있지만 더민주는 친노 친문 등 주류세력 외에 비주류는 수적 열세로 거의 힘을 쓰기 어렵다. 결국 오더투표가 이뤄지는 쪽은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노 친문 세력에서만 가능하다. 오더투표가 이뤄져도 파벌 싸움으로 비쳐지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전당대회 무개입 원칙을 공언하며 특정 후보 지원에 선을 긋고 있다. 그를 향한 후보들의 구애는 끊이지 않고 있으나 아직까지 문 전 대표는 표면적으로 중립 입장이다. 그렇다고 문 전 대표가 언제까지 지금의 중립 입장을 유지할까 하는 점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주류 측에서는 추미애-김상곤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고 비주류에서는 이종걸 후보가 나홀로 분투하고 있다.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주류가 표를 정확히 양분하면서 이 후보에게 일부 동정표가 쏠릴 경우 자칫 판세가 묘한 양상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다. 때문에 문 전 대표가 전대 후반부로 접어들면 어떤 식으로든 특정 후보에 대한 모종의 사인을 보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사실상의 오더투표로 볼 수 있지만 새누리당처럼 노골적인 공개 지지가 아닌, 은근한 제스처로 표심이 알아서 집중되기를 바라는 식의 간접 오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어차피 주요 당원들이 친노 친문으로 짜여져 있는만큼 문 전 대표의 의지에 따라 상당 부분 표심이 한 후보에게 몰릴 수 있다. '문심당심'(文心黨心) 투표 행태가 나타날 것이란 이야기다. 이와 관련 야권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친노·친문 측에서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노골적 지시를 내리지는 않더라도 이심전심(以心傳心) 효과를 기대하고는 있을 것"이라며 "전대 후반으로 갈수록 판세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