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프로야구의 전반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동안은 정치권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정말 야구계에 헌신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인물을 찾는 분위기다. 구본능 총재의 후임 자리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맡게 됐다. KBO는 29일 2017년 제4차 이사회를 개최해 정운찬 전 총리를 제22대 KBO 총재로 추천했다. 이사진 전원이 찬성한 만장일치 추천이었다.정운찬 전 총리는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총장 시절에는 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KBO 총재를 맡고 싶다는 개인적인 희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희망이 이루어지기 직전이다.학자 출신에 정치 경력도 있는 정운찬 전 총리는 앞으로 KBO리그의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뜨거운 열정 등 KBO 총재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지녔기 때문이다.KBO 출범 초기, 총재 자리는 정치인들이 맡았다. 서종철 총재(1,2대)는 국방부장관 출신이었고, 이웅희 총재(3,4대)는 문화공보부장관이었다. 이상훈 총재(5대) 역시 국방부장관 경력을 갖고 있다.이같은 역사는 프로야구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 군사정권 아래 탄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제7대 권영해 총재까지 출범 초기 KBO 총재들은 유독 국방부장관 출신이 많았다.서종철 초대 총재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후 총재들은 낙하산 인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특히 제6대 오명 총재의 재임기간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제8대 총재로는 그 유명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임했다. 김기춘 총재도 1년만에 국회로 돌아갔다.이후로도 제12대 박용오 총재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정치권에서 KBO 총재가 내려왔다. 그러나 OB 베어스 구단주였던 박용오 총재가 제14대까지 연임하며 '민선총재 시대'를 열었다.박용오 총재 다음으로는 국회부의장 출신 신상우 총재가 제15대, 16대 자리를 맡았다. 그러나 신상우 총재는 개인 비리 혐의로 물러나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구본능 총재는 지난 2011년 8월 총재직을 맡았다. 당시 KBO는 위기 상황이었다. 제18대 유영구 총재가 학원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다 구속된 것. 이용일 총재권한대행 체제였던 KBO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현 구본능 총재다.제19대 총재로 취임한 구본능 총재는 2011년과 2014년에도 각각 제20대, 제21대 총재로 재추대됐다. 구본능 총재가 재임한 7년 동안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 완성, 구장 신축 등 질적 양적 성장을 이뤘다.그러나 구본능 총재는 임기 말년이 평탄치 않았다.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사건이 발생했고, 올 시즌에는 심판과 구단 관계자의 금전 거래 사실이 드러났다.결국 구본능 총재는 국정감사장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 후임으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확정됐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