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의 유명 한식당인 한일관 대표 김모씨(53·여)가 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30)의 개에게 물린 뒤 패혈증으로 사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작은 개에 의한 물림 사고라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개에게 물릴 경우 심각한 출혈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2차 감염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개의 침에는 약 60여 종의 세균이 존재해 광견병 같은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사인인 패혈증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급성질환이다. 국내 패혈증 사망률이 40%에 달하는데다 표적치료제가 없어 조기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험하다. 소방청에 따르면 개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Δ2014년 1889명 Δ2015년 1841명 Δ2016년 2111명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에서도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개에게 물린 사람 561명에게 진료비로 10억6000만원이 지급됐다.이처럼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면 응급조치를 한 뒤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개에게 물렸을 땐 우선 표피상처(할퀸 상처) 부위를 흐르는 물에 비누로 5~10분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어 상처부위를 말린 후 접착드레싱이나 작은 알코올드레싱으로 덮어야 한다. 깊게 난 상처의 경우 직접 압박을 하거나 물린 부위를 들어 올려서 지혈해야 한다. 이어 상처를 소독된 거즈나 깨끗한 패드로 덮고 붕대를 감아야 한다. 세척, 항파상풍 주사, 봉합술 등을 시행하는데 의료진에게 파상풍 예방 접종 경력과 시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면 치료에 유용하다. 가정에서 키워지는 개들은 예방접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광견병에 걸릴 가능성은 낮지만 거리를 떠도는 주인이 없는 개들의 경우 광견병 등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개에게 물린 상처는 일반 상처에 비해 감염률이 통상 8~9배 높게 나타난다"며 "면역력이 약하거나 병력이 있는 경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개 물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미국에서는 예방법 및 처치법에 대한 홍보가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혈이 되지 않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근육이나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상처가 난 경우 △상처 주변이 부어오르거나 붉어지는 경우 △열이 나는 경우 △파상풍 주사를 맞은 지 5년이 지난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에 물린 환자의 경우 상처 처치와 관리가 중요한데, 피부에 살고 있는 대장균, 포도알균 등 세균과 상처의 접촉이 잦거나 소독이 제대로 안 되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이나 아이들은 더욱 쉽게 감염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