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시에서 지난 15일 오후 10시45분 현재 통계로 ‘전진 2회→본진5.4→여진 36회’의 지진이 발생함 따라 다시 한 번 더 증명했다. 9․12 경주 지진 이후 최강이다. 마침 16일이 수능일이다. 수능을 1주일 연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능을 맞아 그동안에 공부하던 것에 대한 긴장감을 조절하던 어린 학생들은 또 다시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1주일을 기다리되, 지난 일주일처럼 지내야한다.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를 전수 점검한 결과, 포항고·포항여고·대동고·유성여고 등에 균열이 발생했다. 예비시험장인 포항 중앙고에도 일부 균열이 발생했다. 이번의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 1년만이다. 1년이 경과했으나, 변한 것은 없다. 전국 공공 시설물의 내진율은 43.7%이다. 경북도는 애초에 지진방재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36.3%인 공공시설물 내진율을 2021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 경북도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45.2%로 하향 조정했다. 내진율은 여기서 그치지를 않았다. 경북지역 학교시설 내진율은 18.7%에 그쳤다. 내진이 필요한 시설이 1천865곳에 달해, 예산 부족으로 91곳에만 예산을 투입했다. 이런 판이니 일부 고사장은 시험을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됐다. 월성원전 1발전소에서 지진감지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현재 전부 가동 중이다. 설비고장 및 방사능 누출은 없는 것으로 현재 알려지고 있다. 이번 지진의 피해상황을 잠정 집계하면, 57명이 골절 등 중경상을 당했다. 건물 27곳이 금이 갔다. 도로 2곳이 균열됐다. 상수도가 샌다는 신고가 40건이나 됐다. KTX포항역 천장 일부가 무너졌다.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 등 구조신고도 82건(엘리베이터 갇힘․오작동 24건, 기타 48건) 발생했다. 구급신고도 12건이 있었다. 진앙과 인근인 포항 북구 흥해읍과 장성동, 양덕동, 환호동 일대의 누후한 건물의 벽면이 무너져 내렸다. 축대가 쓰러져, 차를 덮쳤다. 이정도의 지진피해는 자연이 주는 경고음에 불과하다. 노후한 학교와 공공건물에 대한 계획만 세웠지,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지난 경주 지진 때부터, 또 그 이전부터, 한반도를 지진으로부터의 안전 문제를 풀겠다는 말만 무성했던 것이 이번 수능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지진은 예고가 없다는 것이 이젠 핑계에 불과한 시점에 도달했다. 예산부족도 마찬가지이다. 일손 부족도 그렇다. 이제부턴 지진에 대한 전 국민적인 교육도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민방위훈련도 비상사태에 따른 훈련이라기 보단, 시간 때우기란 것에 지나지 않은 점이 많았다. 지진대비에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지경이다. 지진이 터지면, 당혹한 김에 ‘소란수준’의 대책만을 세웠다는 국민적인 비판을 당국은 겸허하게 받아드려야 한다. 지진대책에서 가장 우선 대책은 원전이다. 우리나라는 원전의 국토 면적당 설비용량은 단지별 밀집도, 반경 30㎞ 이내 인구수 등이 모두 세계 1위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4년 국회에 제출한 ‘원전밀집도 국제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국토면적 9만9,720㎢에 8만721㎿ 발전용량의 원전을 가동한다. 밀집도가 0.207이다. 원전을 1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 가장 높다. 2위인 일본은 0.112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원전 100기를 운영해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미국 밀집도는 0.01로, 한국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단지 내에서 발전용량이 크다는 것은 방사선 방출량이 많다는 것이다. 부근에 주민이 많이 산다는 것은 사고에 따른 피해가 그만큼 더 크다는 뜻이다. 지진은 인명․재산의 피해와 정확히 정비례한다. 그럼에도 한반도 당국은 지진의 안전 대책은 반비례로 일관한다. 또 당국은 지진이 났다하면, 진앙지(震央地)를 알려주고, 피해통계를 작성한다. 지진대책을 세운다. 그 후엔 예산이 없다고 어영부영 방치한다. 악순환이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