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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안동기업 ‘관광단지 투자 유치’ 우쭐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11.14 10:41 수정 2017.11.14 10:41

안동시, 미숙행정·예산탕진에 ‘망신살’ 안동시, 미숙행정·예산탕진에 ‘망신살’

웅도 경북도가 안동시로 이전할 때에, 경북도민들은 물론 전 국민들은 문화․예술의 향취가 물씬 나는 안동시가 자본으로써도 한국의 정신문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에 벅찼다. 안동시도 역시 위와 같은 취지에서 기업유치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대명제 앞에서, 안동시의 모든 행정력을 다쏟아부었다. 결과는 웅도 경북도의 본거지로 보나, 국민들의 기대로 보나, 안동시 자체로 보나,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안타까움만 자아냈다. 초라한 성적표였다. 안동시는 경북도민과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다급한 김에 짐작하건데 미숙한 행정력을 하고 말았다. 딱 한 번의 미숙한 행정은 그 속성상 줄줄이 미숙을 낳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이다. 이는 행정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대목이다. 본지의 보도를 보면, 세영 종합건설(주)(이하 세영)과 안동시(시장 권영세)가 맺은, ‘안동시와 세영의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를 본지가 취재하면서, 크게 두 가지 의문점이 들통 났다고 해도 좋을 지경이다. 그 하나는 안동업체인 세영이 안동문화관광단지(이하 단지)입주에서 시청과 MOU를 맺고, 이를 보도 자료로 홍보할 만한 ‘기업 투자 유치인가’에 합당하여, 홍보로써 행정에 열을 올려, 안동시민들을 홀릴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다. 또 굳이 MOU내용에 ‘용도변경’이라는 내용이 적시된 이유와, 이에 따른 파급 효과를 안동시청 담당 부서는 정말 몰랐을까. 안동시장은 무얼 보고서, 결제했을까. 공공기관의 ‘투자유치’가 어떤 개념이라는 것은, 굳이 행정부의 지침이 아니라도, 상식선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시청 주무 부서에서도 ‘투자 유치’를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으나, 만만치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안동문화관광단지의 상징적인 스파랜드 부지(38,650㎡)의 매각이, 단지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단지 내 이 부지의 매각을 위해 경북관광공사 측이나 안동시가 전전긍긍해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세영은 안동업체다. 굳이 따지자면 안동업체가, 개인 회사의 이익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점이 없지 않는가한다. 안동시에서 안동시로 장소만 달리하여 투자하는 것을 두고, 단지로 유치했다고 하기엔 어딘가에 형용모순처럼, ‘둥근 사각형’이란 말과 전혀 동일한 점이 없지가 않다고 묻고 싶은 지경이다. 둥근 사각형의 행정과는 달리 사업자는 사업시행에 앞서 면밀한 사업성 검토와 아울러, 미래전망까지 돌다리 두드리듯 검토해서 투자한다. 그런데도 안동시는 마치 외지의 재화와 용역을 유치한 것처럼 확대 해석했다. 게다가 ‘사업 잘하라’고 보조금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현실에선 없는 둥근 사각형의 행정에서, 보조금은 예산을 거덜 내는 꼴이 된 게 아닌가를 묻고 싶을 지경이다. 잃은 것은 예산․행정신뢰이고, 얻은 것은 망신살만 뻗은 것뿐이다. 이것만해도 다행이다. 안동시의 과잉적인 홍보․불신행정의 역기능이 더 크다. 안동시의 행정에서 불신여론이 판을 친다면, 그다음부터는 단지든 어디든 불신만 있을 뿐이다. 이 보조금도 외지 업체가 안동에 투자할 때 부담되는 리스크를 보전해 주고, 투자 의욕을 북돋우는 목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보조금을 안동시에서는 안동업체에도 지급한다. 말하자면, 불신행정까지도 고르게 해야 한다는 취지이라고 해야겠다. 그렇다면 지역 업체가 안동에 규모 있는 사업을 실시하면, 이를 투자유치로 해석해 보조금을 지급해 줘야한다는 논리도 가능해 진다. 만약 안동시가 이런 면밀한 검토가 없었다면, ‘결과 지상주의’의 매너리즘에 매몰됐다. 스스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자화자찬(自畵自讚)일 뿐이다. 보조금 지급 약속을 받은 세영은 단지 안에서 성공하여, 일자리와 자본을 창출하여, 잘 사는 안동시를 만들 책무가 있다. ‘미숙행정․예산탕진에 뻗은 망신살’ 앞에선 안동시는 이제부터라도 총체적 망신살을 거둘 행정을 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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