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교류·협력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물리아호텔에서 열린 현지 동포간담회에 인사말을 통해, "저는 저의 첫 국빈 방한으로 인도네시아를 찾았다."고 환기시킨 뒤 "저는 대한민국의 외교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변 4대국을 넘어 우리의 시야를 넓혀야,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취임 직후 아세안과 인도, 호주, EU(유럽연합)까지 특사를 보내 우리의 뜻을 알리고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역대 최초로 아세안 특사단이 자카르타를 방문한 것을 거론, "더욱 속도를 내겠다."며 "아세안 지역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지이고, 교역·투자 규모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핵심국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관계가 고대부터 시작됐고, 현대사에서도 식민지배와 권위주의 체제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길을 성공적으로 가는 등 두 나라의 공통점이 많다며, "무엇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한류와 함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여기, 인도네시아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의 실질협력의 분야와 규모도 확대됐다."면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3,0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방산 분야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져, 인도네시아는 잠수함과 차세대 전투기를 우리의 공동 개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관계 발전에 동포들의 역할과 기여가 컸다며 "이제 저와 정부가 여러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동포사회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 확대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기업 진출과 사업 확대 뒷받침 △동포들에 대한 영사조력 대폭 확대 △동포 자녀들에 대한 우리말, 우리 문화와 역사 교육, 모국 연수 기회 확대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많이 믿는 이슬람교에는 '공동체(우맛)란 마치 사람의 몸과 같아서 어느 한 부분이 아프면 몸 전체가 고통을 느낀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형제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와 많이 닮았다."면서, "저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과 서민행보, 소통 등에서 닮은 면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앞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원양어선이 남태평양에서 선박 화재로 스티로폼 뗏목에 표류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10명을 비롯해 11명을 구조한 것을 소개하며 "마침 인도네시아 오는데 좋은 일이 있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아주 잘될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저는 촛불혁명의 정신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을 반드시 나라답고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겠다."면서, "동포들께서 두 번 다시 부끄러워할 일 없는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긴 세월 이곳에서 우정과 신뢰를 쌓아온 동포들과, 한국을 사랑하는 인도네시아 친구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여러분 모두는 이 순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홍보위원이다. 가까운 이웃과 친구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려주시고, 참여를 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도 "여기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국가들의 중심이고, 아세안 정말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우리 외교가 미 일 중 러 등 4대국 외교에 갇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세안 외교를 4대국 수준으로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주셨고, 올해 제가 왔기 때문에 정상외교를 비롯해서 다양한 인적교류 확대해나가려고 한다."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우리는 같은 아시아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역사적인 (점도)비슷하다. 한국의 경험을 아세안 국가들과 공유하고 성장을 돕는 것이 한국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다. 그것이 또 한국을 부흥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