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전국적으로 도입된 유치원 온라인 접수·추첨시스템 '처음학교로'가 결국 '반쪽짜리 서비스'로 그치게 됐다. 2018학년도 원아모집이 6일(저소득층 등 우선모집) 시작됐지만 사립유치원의 2.7%만 참여를 결정하면서다. 취원율이 75%가 넘는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를 외면함에 따라 올해도 '유치원 입학전쟁'은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까지 등록한 사립유치원은 116곳으로 전국 사립유치원(4282곳)의 2.7%로 집계됐다. 처음학교로 개통일(1일) 집계와 비교해 4곳이 더 줄었다. 앞서 교육부는 저소득층 등 우선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6일을 등록마감 기준일로 삼은 바 있다.신청 사립유치원은 교육부 선정 우수교육과정 운영 유치원, 종교법인 운영 유치원, 사립대 사범대 운영 유치원 등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은 거의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처음학교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유치원 접수·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유치원 입학전쟁을 해소하고 교원들의 업무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됐다. 지난해 서울·충북·세종에서 시범운영됐고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국공립유치원은 100% 참여한다.사립유치원은 일찌감치 처음학교로 서비스 참여 거부로 가닥을 잡았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해 시범운영 때부터 줄곧 이사회에서 처음학교로 불참을 결의했다. 또 다른 사립유치원단체인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참여 여부를 회원 자율에 맡겼지만 대부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국공립유치원 확대정책 반대 위해 보이콧= 한유총 관계자는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 간 정부지원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처음학교로라는 하나의 창구를 통해 원아모집을 하면 당연히 국공립유치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국공립 수준으로 지원한다면 사립유치원도 참여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는 정원미달 사태도 불거질 수 있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사립유치원 측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국공립유치원 확대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보이콧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공립유치원이 늘어나면 기존의 사립유치원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처음학교로의 '반쪽 출발'에 학부모들은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국공립유치원 지원이 편리해져 입학경쟁은 예년보다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사립유치원은 기존대로 온가족을 동원해 현장 추첨에 나서야하기 때문이다.교육부는 등록일이 마감됐지만 12월15일 추가모집 전까지 사립유치원의 추가등록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도 유치원 신입생 입학원서 접수는 우선모집(6~8일) 일반모집(22~27일) 추가모집(12월7~15일) 순으로 진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처음학교로는 학부모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사립유치원 측이 이 부분을 고려해 전향적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