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의 첫 합동연설회가 9일 열린 가운데 당내 주류인 친노무현·친문재인계와 비노무현 등 비주류가 신경전을 벌였다. 비주류가 친노·친문 패권주의 문제를 제기하자 주류는 2012년 대선후보경선 당시 비주류의 '문재인 흔들기'를 문제 삼으며 반격을 가했다.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노웅래 의원은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제주 대의원대회에서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인사말을 하며 "끼리끼리 투표는 안 된다. 니편 내편 나누는 투표는 안 된다.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며 "당의 미래만 보고 정권교체만 보고 투표해주셔서 지긋지긋한 계파패권, 지역패권, 이념패권주의를 확실하게 뛰어넘어주실 것을 대의원 동지들께 부탁·호소드린다"고 밝혔다.노 의원은 "우리 선관위는 전국 지역위원장들에게 우리가 하나 부탁드리려 한다. 오더(대의원 줄 세우기) 금지해 달라. 그게 무슨 말이냐, 누구 찍으라는 오더하지 말라는 부탁드리고 싶다. 이제는 안 된다. 우리 대의원들이 꼭두각시도 아니고 거수기도 아니다"라고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노·친문 성향 지역위원장들의 오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비주류 당 대표 후보인 이종걸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 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통해 "패권을 가진 집단이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집단을 배제하는 뺄셈정치는 안 된다. 내가 왜 (당 대표 선거에) 늦게 나왔나. 너무 많은 분들이 말렸다. 이종걸 나가봐야 안 된다, 그쪽(친노·친문)이 그냥 다 하게 하라고 하더라. 얼마나 참담한 일이냐"며 친노·친문 패권주의를 문제 삼았다.이 후보는 나아가 국민의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하며 친노·친문 등 당내 주류의 인식과 차이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지난번 분당이란 아픔을 겪었다. 분노한 국민이 새누리당 심판을 위해 더민주를 1당으로 만들어줬지만 우리는 전통적 지지층도 많이 잃었다"며 "전통적 지지층을 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민주를 넘어 함께 해야 더 강해지고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노·친문 쪽도 2012년 당시 비주류의 이른바 '문재인 흔들기' 문제를 제기하며 응수했다.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김경수 의원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 대의원대회에 현 도당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2012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반드시 내년 대선 승리를 이끌 지도부를 선출해 달라"며 "2012년 경선에서 우리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선이 아니라 우리 당 후보를 갉아먹는 경선을 하지 않았냐. 이번만큼은 그런 대선경선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도부로 뽑아주셔야 한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또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승복의 문화라 생각한다"며 "경쟁할 땐 당당하고 힘차게 경쟁하지만 경쟁이 끝나고 나면 비록 자기가 아쉽게 패했더라도 당선인을 위해 자기 일처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비주류인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경선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주류인 당시 이해찬 당 대표와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던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아울러 비주류가 경선 종료 후에도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주류 당 대표 후보들 역시 2012년 경선 당시 문재인 흔들기 문제를 들고 나왔다.추미애 후보는 경남 대의원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이 지지하는 1등 후보를 흠집내고 상처내고 흔드는 것은 공정도 아니고 혁신도 아니다"라며 "경선 후에는 후보를 끌어내지 못하도록, 지지자가 똘똘 뭉칠 수 있도록 대선경선 불복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김상곤 후보도 "이번 대선을 당이 중심이 되는 선거로 꾸리겠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당을 중심으로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대선 후보 혼자 싸우게 했다"며 비주류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