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인터넷에서 취업 스펙을 검색하면, 취업 시장이 정말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질의 취업에 성공하는 소위 합격자 스펙을 자세히 살펴보면, 학점과 자격증 취득, 인턴, 봉사뿐 아니라, 수상내역 등 상당히 높은 스펙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자격증은 합격자의 평균 80%가 2.7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자격증이란 취업을 목표로 하는 구직자에게는 당연히 갖춰야 하는 스펙 중 하나라는 것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관련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습득이 선행되어야 하고 실기의 경우 많은 실습을 통한 기술 숙련이 필요하므로 국가 공인 기술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성실하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절제하며 노력했는지를 대변(代辯)하기 때문에 모두가 그러한 인내와 끈기, 성실성, 기술력 등을 인정하고 장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교육하는 고등학교와 대학에서는 특히, 뿌리 산업과 밀접한 기계나 전기 등 분야의 교육과정 대부분이 이른바 법정 자격증 취득을 위한 커리큘럼으로 구성하여 운영되는 것이다.
그런데 졸업반 학생이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가능한 많은 실습과 이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현장에서 당장 실무를 맡기에는 곤란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첫째, 학교에서 현장 실무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보완 또는 부수적인 인증의 의미로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도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고 오히려 자격증 취득 자체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주와 객이 뒤바뀐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상황 때문이다. 조금 더 극렬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교육자와 피교육자 모두가 함께 자격증이라는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 자격증 취득 지상주의로서 타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취업은 했으나 현장 실무를 별도로 다시 배워야 하는 문제는 역설적으로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응시자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하여 모두에게 적용이 가능한 일정한 출제 기준과 환경 등이 주어진다는 데에 있다. 즉, 하루 또는 반나절이라는 시간적 제약 안에서 특정된 일정한 콘셉트만 출제가 되기 때문에 이것이 가장 현실적 자격 평가며 그래서 응시자가 열심히 준비하여 마침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해도,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에서의 문제 해결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기술을 배우는 학교를 졸업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어도 회사에 취업하여 업무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는 경우, 그는 한계를 느끼며 좌절하게 되고, 학교에서 배운 모든 지식과 경험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며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적응 기간이 장기화되어 부적응하게 되면 고용주인 회사는 신규 직원을 재교육해야하는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되므로 이와 같은 악순환들을 이제는 선순환이 되도록 바로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에게 실무적인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해야 한다. 자녀 교육법에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 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말이 있듯이, 고객에게 어떠한 요청을 받더라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하여 학생들은 현장에서의 실무들과 유사한 프로젝트 과제 중심으로 실습하고 학업(學業)을 자기 주도적으로 책임감 있게 실천하여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
로봇 공학 등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 혁명기에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자격증 취득은 기본으로 하면서 더 나아가 그 위에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하고 폭넓은 프로젝트 활동을 통한 수상내역이 이력에 더해진다면 대기업과 공기업 등 양질의 취업 문턱은 낮아지면서 동시에 합격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대기업 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학교가 취업명문(就業名門)이 되면, 많은 학생이 그 대학에 지원하여 경쟁을 통해 등록할 것이므로 이 방법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대학 존립의 현 위기를 타개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