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거의 모두 방문 학습지를 한다. 매주 한 차례 집에 들르는 학습지 선생님은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인사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들춰보지도 않은 채 쌓아둔 학습지를 보기가 더욱 부담스럽다. 방문학습지는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보냈다. 대교그룹의 '눈높이'가 시작이었으며, 1990년대에는 회원 수가 500만명을 돌파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현재 학습지 산업은 대표적인 사양 산업으로 꼽힌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와 장기적인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로 인해 본격적인 쇠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 평가다. 학습지 교사는 얼마나 되고, 그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현재 학습지 교사는 6만1,400명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 보면 '구몬'과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이 2만5,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교 1만2,000명, 웅진씽크빅 8,000명, 재능교육 3,100여 명 등이다. 이 4개 업체가 학습지 시장의 '빅4'로 꼽힌다. 비공식이지만 학습지 업계에서는 위의 '빅4' 외에도 중소 규모 학습지 교사들을 포함해 약 10만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학습지 교사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이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특수고용형태 근로종사자'라고 부른다. 현행 통계 분류로는 자영업자 중 특수고용형태 근로종사자'들을 구별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습지 교사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이들이 어떤 근로조건에서 일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학습지 교사 대부분은 가혹한 근무환경에 내몰려 있다. 하루 12시간에 가까운 근로시간에 시달리면서도 노동자가 아닌 '애매한' 존재가 학습지 교사다. 이들의 수입은 150만원에서 250만원. 매주 사흘은 회사 사무실로 출근하며, 회사의 지시에 따라 주말이면 각종 홍보 활동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 학습지 교사들이 '가짜 회원'의 회비를 자비로 메꾸는 부당영업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고통은 역시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갖기 마련인 '신분 불안'이다. 4대 보험 중 건강·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은 아예 적용되지 않는데 산재보험만 교사가 원할 경우 교사와 회사가 반반씩 부담해 적용한다. 20년을 일해도 퇴직금 한푼 없이 일을 관둬야한다. 회사와 계약을 맺고 노동을 제공하지만, 노동자가 아닌 존재. '특수고용형태 근로종사자'라는 말에는 이들의 신분에 대한 애매함이 잘 담겨있다. 특수한 형태로 고용돼 근로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8월 무더위에도 밝은 모습으로 초인종을 누르는 학습지 교사들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을까. 위클리 뉴시스가 자세히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