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대학/교육

국가교육회의 지휘봉에 ‘非전문가’신임 신인령 의장 ‘藥일까 毒일까’

뉴스1 기자 입력 2017.09.27 16:05 수정 2017.09.27 16:05

갈등조율 리더십·개혁성향 호평… 교육전문성 결여 ‘코드인사’ 비판도갈등조율 리더십·개혁성향 호평… 교육전문성 결여 ‘코드인사’ 비판도

문재인정부 교육개혁의 밑그림을 그릴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위촉됐다. 신인령 이화여대 법과대학 명예교수(74)다. 청와대는 그를 위촉하면서 "각 교육분야의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조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이 아닌 노동법·여성학 전문가가 어떻게 첨예한 교육계 현안들을 조율할 수 있을지 물음표라는 것이다. 27일 청와대·교육부 등에 따르면, 신 신임 의장은 1967년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노동법 석·박사 학위를 받은 노동법 전문가다. 여성학에도 관심이 많아 각종 관련 저서를 출간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제12대 이화여대 총장도 지냈다.그의 위촉 배경에는 리더십이 한몫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한국노동법학회 회장, 이화여대 총장, 삼성고른기회교육재단 이사장,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특정 분야나 전문 분야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한층 더 지도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한 교육계 관계자는 "신 의장의 삶의 궤적을 보면 법·노동·여성·환경·로스쿨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전문성만큼 교육현안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도 중요한데, 그의 경험치를 보면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합리적이고 포용력을 갖춘 인사여서 조정자 구실이 필요한 국가교육회의 수장으로서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문재인정부가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만큼 신 의장의 개혁적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의장은 여성·노동운동 분야에서 사회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교육계와도 인연이 있다. 신 의장은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 인가를 심의한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14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인수위원회의 인수위원장도 지낸 바 있다. 당시 진보교육계는 신 의장에게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권유했는데, 그는 이를 고사하고 조 교육감을 지지했었다.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신 의장의 인상적인 경력 중 하나가 조 교육감의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것인데, 그동안 조 교육감의 정책방향과 문재인정부의 교육추진 과제는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며 "인수위원장 시절 이미 방향성이 비슷한 교육정책들을 내세웠던 경험이 있는 만큼 문재인정부의 교육개혁 추진에도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하지만 신 의장에 대해 의문부호도 붙는다. 대표적인 게 전문성 결여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첨예한 쟁점이 많은 교육분야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교육과 거리가 먼 노동 전문가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사실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당초 계획과 달리 대통령이 아니라 민간전문가가 맡기로 하면서 교육개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이미 나왔는데, 민간전문가 중에서도 더 후퇴한 비전문가가 위촉된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라며 "만약 노사정위원회에 교육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두면 그쪽 분야에서 납득하겠는가"라고 했다. '코드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신 의장이 참여정부 시절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지난해 7월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하는 등 친여·친정부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이 첨예한 현안들을 공약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외고·자사고 폐지, 고교학점제, 공영형 사립대 등 현장 반발이 큰 정책들을 무리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염려까지 나오고 있다.또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 없이 정권 코드에 맞게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정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한편 국가교육회의는 위촉직 위원(민간위원) 구성이 완료되는 다음달 중순쯤 회의를 열고 공식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