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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사태 2라운드‘출구 안 보인다’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8.08 16:05 수정 2016.08.08 16:05

최경희 총장‘사퇴 거부’…‘학생들 강경’장기화 우려최경희 총장‘사퇴 거부’…‘학생들 강경’장기화 우려

이화여자대학교 최경희 총장의 '탄원서 카드'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가는 모양새다. 이대 사태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측은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철회라는 승부수를 꺼내들며 사태해결의 나름 의지를 보였지만 학생들의 분노는 꺾이지 않고 있다.오히려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까지 가세하며 응집력만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대 사태가 총장 사퇴 문제로 무게추가 옮겨지면서 2라운드 양상을 맞고 있는 것이다. 최 총장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아 학생들의 평의회 교수·교직원 5명 '감금' 혐의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본관 점거 학생들은 곧바로 "이중적 행태에 불과하다"는 공식입장을 언론에 전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농성 중인 이대생들은 지난 3일 학교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방침을 전격 철회하자 화살촉을 최 총장 사퇴 쪽으로 돌린 채 본관 점거를 풀지 않고 있다.최 총장은 탄원서 카드를 내밀면서 사퇴 요구 열기의 초기 진화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면서 이대 사태는 '총장 사퇴'라는 2라운드에 본격 접어들게 됐다.2라운드는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6일(7월28일~8월3일) 만에 막을 내린 1라운드(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철회)보다 긴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농성 학생 자체 언론대응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위가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폐지를 최대 목적으로 촉발됐던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경찰을 부르고 학생들을 폭력으로 진압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이어 "최 총장은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코어(인문역량강화) 사업 등 대학의 본질과 무관한 사업을 비민주적으로 강행해 왔다. 학생들의 강한 반대에도 파빌리온을 건설해 학교의 무분별한 관광지화에 일조했다. 학생들은 이미 관광객들로 인해 학습환경에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학습환경 개선은커녕 불편을 가중시켰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구성원의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 사퇴 요구는 결국 그동안 쌓였던 것에 대한 '폭발'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쉽게 내려놓을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학생들은 5일 오후 내놓은 6차 성명서에서 "최 총장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경찰 수사에 대해 효력 없는 탄원서 제출로 책임을 무마하려는 행동을 멈추고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를 책임지고 종결시켜야 한다"며 "경찰력 투입은 앞으로의 이화 역사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임을 공고히 하기 위해 최 총장이 사퇴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미래라이프대학 철회 후 얼핏 기세가 꺾여 보이긴 하지만 최 총장 역시 강경하기는 마찬가지이다.최 총장은 4일 오후 이대 전체 학생·교직원·동문에게 보낸 사과 이메일에서 "이화 가족 여러분과 함께 이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대대적인 최 총장 사퇴 요구가 처음 고개를 든 건 3일이다. 따라서 이는 최 총장이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최 총장은 5일 서대문경찰서에서도 "지금은 학교 안정화가 우선"이라며 사퇴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최 총장이 이제 더 내밀 카드라고는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스킨십 외엔 없어 보인다.최 총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예고 없이 본관을 찾았고 "잠시 기다려달라"고 한 후 들어간 학생들을 기다리다 3시54분께 돌아갔다.최 총장은 왜 학생들을 만나지 않고 돌아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학생들이 농성을 빨리 풀고 학업으로 돌아가라는 취지로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은데 기자님들이 너무 많아서 순수한 마음으로…(찾은 취지가 왜곡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후 자체 언론대응팀은 "우리는 거절한 적이 없다. 최 총장이 사전에 말씀만 해주면 언제든지 대화하고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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