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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넋두리 : 삼농이기에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9.26 10:26 수정 2017.09.26 10:26

농업·농촌·농민을 일반적으로 ‘삼농(三農)’이라 부른다. ‘농(農)’이어서 불리하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농’이어서 유리한 점도 많이 있다고 한다. 유·불리를 떠나서 ‘삼농’은 ‘’국민의 식량‘, ’건강‘, ’삶의 터전‘, ’고향‘이라는 단어와 익숙해져 있다. ‘삼농’은 도시와는 상대적으로 차별화가 뚜렷하고 자연 환경적으로 안정화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 직업이자 터전이며 구성원이다. 그런데 도시는 농촌을, 농촌은 도시를 그리워하며 서로의 장점을 부러워하곤 한다. 모든 직업에 장단점이 있듯이 부러워하는 정도가 서로 다르다. 농업에 종사하며 농촌에 사는 농민이기에 불편한 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환경에서의 불편한 점이다. 대중교통과 도시가스, 의료 서비스의 질, 대학과 대중문화와의 지리적 격리를 들수 있다. 넋두리로 들릴 수도 있다. 산골일수록 자동차가 더 필요한 공간이 농촌이다. 대중교통 보다 훨씬 많은 교통비를 지출해야 하지만 소득증대의 한계에 부딪힌다. 취사비용도 LPG와의 가격 차이가 있다. 의료보험료는 농촌이라 반액 지원 정책이 있으나 시간과 공간과 서비스 질과의 거리가 너무 크다. 대학유학 비용은 외국 보내는 기분이 들 정도로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 문화 혜택 또한 그렇다. 농촌의 터전은 농지이며, 농민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경자유전’이란 단어가 헌법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비율이 역전된 지가 오래다. 생활환경에서 오는 불편한 점들이 농민의 터전을 점점 알게 모르게 잠식하고 있다. 옛날 역사 속에서도 비농업인의 소유비율이 높아지면 농민운동이 일어나고 농지개혁을 했었다.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농민이 소작농으로 전락되고 소득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제2의 동학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같은 농업인 가운데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도시보다 높아지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책의 집중현상이다. 농업소득이 국가의 주 소득이었을 때 근대사회의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들여온 국가 채무를 묶어 몇몇 기업에 투자 정책을 집중하였다. 경제 5개년 계획이라는 명목아래 선택과 집중한 결과가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낳았고 같은 기업인 간에도 빈부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농촌도 마찬가지다. 국가 주소득이 농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넘어 가면서 농업정책 목표 달성에 집중한 나머지, 부의 편중에 소흘히 하였던 결과가 현재의 농업·농촌·농민이다. 산업마다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국가 정책이 임기응변으로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는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현상이 빚어낸 결과이다. 임기 내에 목표와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는 정치인의 강박감이 빚은 결과이다. 농민은 소수로 전락하여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지만 국가의 주요한 산업의 틀을 이루고 있다. 농업경제는 경제적으로는 미약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연결된 큰 산업이다. 농업이 미래의 성장산업의 주역이라는 말이 어제 오늘의 말이 아니며 농업이 주인공인 날이 반드시 곧 온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삼농이기에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의 공평 수행에 소흘함이 없는지 돌아보고 늦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행정수행이 삼농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삼농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지 않는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민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이지만 노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요점은 삼농에 대한 투자정책이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백만 농가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면서 일만 농가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 많은 게 아니다. 전 농가를 상대로 보면 백년이 걸리는 정책을 펴면서 생색을 내는 게 농업정책이다. 단편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현장 경험의 결과라고 단언할 수 있다. 농촌 생활환경의 불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불편이 불평등으로 느껴질 때 위기가 올 수 있다. 국가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도를 할 때마다 농업에 종사하는 우리 농민들은 피해가 늘어나기만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묵묵히 일하는 민초를 밟는 정책은 없기를 바란다. 과감하게 농민이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넋두리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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