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발표된 지 8일로 한 달이 됐다. 군 당국은 미군 측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성산포대에 대한 부지 이전 절차와 향후 환경영향평가 계획 등을 논의 중이지만, 성주 군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면서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후속 조치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 대화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성주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대화를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양국 간 후속 조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군 당국은 실무자급 당국자를 성주에 파견해 주민들과 접촉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투쟁위) 측은 여전히 성주 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며 제3의 장소 재검토에 대해서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문 대변인은 "아직 성주 주민 대표들로부터 '반대한다'는 입장 외에는 다른 요청이나 (제3의 장소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없었다"고 전했다.이로 인해 군 안팎에선 내년 연말까지 사드를 운용한다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부대 이전 절차 논의와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중국 측의 반(反) 사드 여론몰이와 국내 정치권 일각의 압박도 부담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정부 당국의 우려에도 이날 오전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문 대변인은 이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많이 느끼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지역 민심을 경청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한·미 간 실무적인 협의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과의 대화 상황에 따라 후속 조치 진행 속도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