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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꽉 막힌 고령 택시운전자 자격검사

뉴스1 기자 입력 2017.09.25 14:48 수정 2017.09.25 14:48

입법예고 후 ‘반년’…국토부-택시업계 협상만 6개월입법예고 후 ‘반년’…국토부-택시업계 협상만 6개월

고령 택시운전자의 운전능력을 검사하는 법안이 입법예고 후에도 반년 넘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용 운전자의 대형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승객들의 안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새롭게 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자격유제검사제)을 입법예고했다. 자격유지검사제 법안은 65세 이상 택시운전자의 경우 3년마다, 70세 이상은 1년마다 운전능력을 확인하는 검사의 도입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자격유지검사제는 주로 주의력을 알아보는 적성검사를 통해 자격유지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90분 동안 시야각 검사와 신호등 검사, 주의지속 능력 등 7개 항목을 검사해 최하 5등급까지 받을 수 있으며 2개 항목 이상 5등급을 받으면 탈락된다. 2주 뒤 다시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재검 전까지 택시운전은 할 수 없다. 국토부가 이 같은 개정안을 추진한 것은 65세 이상 고령 택시운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위험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65세 이상 택시운전자는 전체(28만1521명)의 19.5%인 5만4802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택시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도 2011년 2113건에서 2015년 3540건으로 4년 만에 67.5%나 증가했다.특히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시내에서 발생한 개인택시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 고령 택시운전자의 비중이 41.6%로 개인택시 운전자 중 고령자의 비중(3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65세 이상 버스운전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자격유지검사제를 도입했다. 현재 제도를 적용 받고 있는 버스운전자의 탈락률은 1.5%에서 2%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정안의 입법예고가 끝난 3월20일 이후에도 택시운전자에 대한 자격유지검사제가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국무조정실의 규제심사의 벽을 6개월 이상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선 이해당사자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하는데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측의 반대가 있었다"며 "현재까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택시운전자 단체의 반대가 6개월 넘게 법안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실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등은 국토부와 서울역에서 반대집회를 개최하는 등 자격유지심사제를 꾸준히 반대해오고 있다. 특히 개인택시 운전자의 경우 법인택시에는 65세 이상 운전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정밀검사 등 다른 규제로 이중 피해를 입는다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국토부와 택시업계의 협상이 길어질수록 승객의 안전도 불안해진다는 점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엔 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의 자격유지검사는 전문의의 소견서를 받아야 할 만큼 엄격하다"며 "다만 고령자 중에서도 승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운전자를 합리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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